장바구니 더 ‘묵직’…끝나지 않은 가격인상
편의점 ‘코카콜라‧펩시콜라’ 가격 다 오른다
내년에도 ‘원유’ 가격 상승 여파 “지속된다”
[FETV=김수식 기자] “새해계획이요? 절약이죠.”
'D-7. 계묘년이 7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길태범(가명, 38세)씨는 새해를 앞두고 평소와는 다른 계획을 짰다. 다름 아닌 근검절약이다. 길씨는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다. 다들 그렇겠지만 장 보는 게 점점 겁난다”며 “새해에는 새로운 걸 하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걸 정리해서 지출관리를 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아이를 위해 매일 시켰던 우유를 주 3회로 줄인 것이다.
서민 장바구니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애석하게도 상황은 내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새해 물가인상을 예고하는 제품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특히, 서민들이 자주 찾는 제품들이 연이어 가격인상을 예고하면서 서민들은 새해부터는 ‘허리띠를 졸라매야겠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가 오는 1월 1일 가격을 인상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350㎖ 캔과 코카콜라제로 355㎖ 캔은 각각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00원 씩 인상한다. 1.5리터 페트 제품도 3800원에서 3900원으로 100원 오른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도 펩시콜라와 펩시제로슈거 가격을 올린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355㎖ 캔 가격을 기존 17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문제는 콜라 가격인상이 시발점이 돼 다른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치킨이나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탄산음료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앞서 패스트푸드 메뉴도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탄산음료 가격이 오르면 세트메뉴의 경우 가격이 또 한 번 인상될 수 있다.
콜라뿐 아니다. 낙농가와 유업계가 원유 가격을 인상한 이후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흰우유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원유 가격을 ℓ당 49원을 인상키로 했다. 이로 인해 우윳값이 상승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전체 제품 출고가는 평균 6%, 대표 제품 ‘흰 우유 1000㎖’ 출고가는 약 6.6% 올렸다. 흰 우유 1ℓ 소비자 판매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오르는 셈이다.
빙그레는 새해부터 주요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슈퍼콘, 붕어싸만코, 빵또아, 투게더 등 아이스크림이 대상이다. 편의점 판매제품의 경우 가격 인상분을 미리 적용했다. 지난 1일부터 소비자 판매가 기준으로 투게더는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랐고 붕어싸만코, 슈퍼콘, 빵또아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각각 10% 올랐다.
두유 가격도 오른다. 매일유업의 두유식이섬유 190㎖는 1000원에서 1300원으로, 남양유업의 맛있는 두유GT 검은콩깨 200㎖는 14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른다. 동원F&B의 경우 유통채널별로 치즈 등 유가공품 제품 공급가 인상을 협의 중이다. 인상률은 평균 10%, 인상 제품군은 50종 가량이다. 주요 인상 품목으로는 ‘덴마크 구워먹는 치즈’, ‘소와나무 슬라이스 치즈’ 등이다. 슬라이스 치즈 31종, 피자치즈 11종, 스낵치즈 1종, 자연치즈 1종, 크림 3종 등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든 시기라고 볼 수 있다”며 조심스레 입을 뗐다. 그는 “여러 요인으로 물가는 오르고 서민들은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악순환이다”라면서도 “악재에 악재가 겹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