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아시아 글로벌 사업 확장 큰 ‘기여’…370% 부채 비율로 대표이사 사퇴
이랜드 리테일 재상장 성공을 위해 오너경영인 ‘퇴진’ 결정 추측
[FETV=박민지 기자] "투자유치 때문이냐, 높은 부채 때문이냐"
박성경 부회장이 부회장직에 오른지 12년만에 사퇴했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여동생인 박성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3일 이랜드는 박 부회장은 부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이랜드재단 이사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 및 아시아권 사업 파트너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연결고리 역할은 계속 맡는다. 박성수 회장은 경영 전반에 손을 떼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1957년생인 박 부회장은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해 1984년 디자이너로 이랜드에 입사했다. 여성복 사업부와 생산총괄대표 등을 지냈고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파크 대표와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6년부터 12년간 이랜드 부회장을 맡으면 친오빠인 박성수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이끌었다.
박 부회장은 1991년 만들어 지금까지도 연간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여성복 브랜드 '로엠'을 총괄했다. 생산구매 총괄법인인 이랜드월드 대표 시절에도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을 통한 해외 의류조달을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중국의 그룹과 해외의 주요그룹 회장들과 맺어온 끈끈한 유대관계로 중국 진출에 큰 몫을 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의 249개 도시와 1070개 백화점과 쇼핑몰에서 패션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했다.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 만큼 부채도 커져 경영능력에 대한 자질 논란이 있었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370%를 기록했고 순차입금도 46%에 이르렀다. 2015년에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내려갔다.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로 인해 2013년 8월 박 부회장은 이랜드그룹의 외식 레저 계열사인 이랜드파크 대표이사와 그해 11월에 이랜드월드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재상장 성공을 위한 승부수로 오너 퇴진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랜드는 높은 부채율로 박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면서 위기를 극복했지만 박성수 회장과 박 부회장의 영향력으로 전문경영인이 주도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2017년 재무구조 개선작업과 자본 유치를 시도했으나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개선이 쉽지 않았다. 또 올해 이랜드리테일 재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 오너를 퇴진하고 전문경영인 주도적으로 경영한다는 것을 알려 투자 유치를 성공하기 위한 선택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경영 체제 개편의 핵심은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운영 체제를 강화하고 독립경영 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박성수 회장은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 전념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