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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사용권 ‘역대 최다’ 눈앞…2% 부족한 보험 ‘특허경쟁’

커지는 특정종목 '쏠림'에 사용권 '침해' 논란까지

 

[FETV=홍의현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이른바 보험 특허권으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을 쏟아내고 있다.

 

포화 상태인 보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지만, 장기보험 상품에만 편중된 모습을 보이면서 이들의 경쟁이 2%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계속되는 배타적사용권 침해 문제로 실효성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배타적사용권은 지난 2001년,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독점적인 상품 판매 권리를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 등이 높은 상품에 부여된다. 배타적사용권을 얻은 회사는 주어진 기간 동안 해당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1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모두 16건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현대해상이 4건으로 가장 많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으며, 삼성화재와 KB손보, 한화손보, 하나손보가 각각 2건, DB손보와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MG손보는 각각 1건을 획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건)에 비해 더 많은 기록으로, 이 같은 속도라면 지난해 기록했던 최다 건수(20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손보사는 대부분 장기보험 상품에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통과된 16건 중 하나손보의 ‘하나 슬기로운 자녀생활보험’에 관한 배타적사용권만 일반보험 종목이었고 다른 15건은 모두 장기보험 종목에서 신청됐다. 2019년까지는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장기보험 등 다양한 종목에서 신청이 이뤄졌지만, 지난해부터 장기보험에 편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마저도 올해는 자동차보험 관련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전무한 상황이다.

 

배타적사용권 침해 논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생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3월 29일,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를 연간 1회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개발해 6월 28일까지 3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이후 독점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던 중 빅테크 기업인 토스가 7월부터 DB손보의 아나필락시스 관련 보험을 판매할 것이라고 마케팅을 펼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된 기간에는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없는데, 이를 위배했다는 것이다.

 

이후 토스는 DB손보가 아닌 삼성화재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조치하면서 논란을 종식시켰다. DB손보도 토스를 통해 사전 신청을 받았던 계약 건에 대해 상품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삼성화재가 DB손보 운전자보험의 배타적사용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었다가 DB손보가 손보협회에 낸 침해 신고를 철회하면서 일단락되기도 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배타적사용권을 쏟아내는 이유는 저성장과 고령화라는 시장환경의 변화에 더불어 빅테크 기업들의 보험시장 진출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상품 판매채널도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던 중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배타적사용권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등은 이미 표준화된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보험 종목으로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또 배타적사용권 제도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보험사의 마케팅 수단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