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의료·제약


[포커스] “식약처 렉키로나 사용허가"...셀트리온, 실적 고공행진 ‘이상無’

셀트리온 렉키로나, 식약처 정식 허가 획득…“중증 억제 확인”
세포주 실험 결과서 글로벌 유수 치료제와 비등한 중화능 효과 입증
“시밀러 성공으로 큰 셀트리온, 신약 개발로 모멘텀 확보”

 

[FETV=김창수 기자]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가 마침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셀트리온이 최근 제출한 렉키로나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보고서를 종합 검토한 결과 투약 가능한 환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으로 정식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 2월 5일 렉키로나의 조건부 허가 이후 7개월여만에 이룬 성과다. 이번 정식 허가로 렉키로나는 코로나19 고위험군 경증과 모든 중등증 성인 환자에 투약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렉키로나에 거는 기대감은 엄청나다. 글로벌 공동 조사 연구결과에 따르면 셀트리온 렉키로나는 리제네론, 일라이 릴리 등 세계 각국 제약사의 항체치료제들과 비교했을 때 델타 변이 바이러스 억제 효력이 두 번째로 좋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렉키로나는 아울러 동물 단독실험에서도 델타변이주에 치료 효과를 보여 향후 임상연구에 ‘청신호’를 켰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그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에서의 성공을 통해 덩치를 키운 셀트리온이 이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신약 개발 성과를 통해 향후 수익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 식약청 정식 허가 받은 렉키로나, 향후 투약 확대 기대=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품목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셀트리온이 최근 제출한 렉키로나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보고서를 종합 검토한 결과 투약 가능한 환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으로 정식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내용을 이날 주식시장 마감 이후인 오후 늦게 공시했다.

 

식약처는 지난 2월 5일 임상 3상 결과의 추후 제출을 전제로 렉키로나를 조건부 허가한 바 있다. 식약처는 셀트리온의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고위험군 경증과 모든 중등증 성인 환자에 렉키로나를 투약할 수 있도록 확대 조치했다.

 

기존 고위험군 경증 대상은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만성 호흡기계 질환·당뇨병·고혈압 중 하나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증 환자에 국한됐다. 반면 이번 변경으로 투약 대상 연령은 50세 초과로 낮아졌다. 기저질환 범위도 비만자(BMI 지수 30 초과)·만성 신장 질환자(투석 포함)·만성 간 질환자·면역 억제 환자(암 치료·골수이식 등)가 추가됐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아울러 렉키로나의 투약 시간도 기존 90분간 정맥 투여에서 60분간으로 단축됐다.

 

다만 식약처는 셀트리온이 이번 변경 허가에서 새롭게 치료 대상으로 신청한 ‘모든 경증 환자’에 대해 검토한 결과 고위험군이 아닌 모든 경증의 경우 중증 이환 빈도가 낮아 효과성에 대한 확증이 부족한 만큼 사용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12세 이상 소아’의 경우에도 임상 시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만큼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약 대상이 확대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여전히 대상 범위가 너무 좁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식약처의 이번 정식 품목 허가를 계기로 각국 규제 기관과 진행 중인 렉키로나 사용 허가 협의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렉키로나가 코로나19 치료제 정식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셀트리온이 연구개발 중인 흡입형태의 렉키로나 및 변이 바이러스 치료 후보 물질 'CT-P63'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으로부터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고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셀트리온과 함께 흡입형 렉키로나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는 이번 임상 1상에서 건강한 피험자 24명에 약물을 투여하며 연내 임상 2상에서 유효성 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와 함께 병용 투여(칵테일) 요법으로 사용할 CT-P63의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CT-P63은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개발 초기에 확보한 중화항체 후보군에서 발굴한 항체다.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델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등에 더 강력한 중화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폴란드에서 CT-P63의 임상 1상이 승인된 상황이며 셀트리온은 임상 2상부터 렉키로나와 병용 투여해 효과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오랜만에 들려온 희소식에 주가도 화답했다. 23일 오전 현재 셀트리온의 코스피 주가는 전일(17일)대비 4.54%(1만2500원) 오른 28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들쭉날쭉한 셀트리온의 주가 추이에 렉키로나 정식 허가 소식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글로벌 유수 치료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렉키로나에 거는 바이오업계와 시장의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셀트리온 '렉키로나'의 델타변이 바이러스 억제 효력은 전세계 항체치료제 가운데 두 번째로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포주를 활용한 실험실 비교분석 결과로 사람 대상 연구는 아니지만 동일 시험법으로 각국의 항체치료제 효능 비교를 한 글로벌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네이처'지에 실리며 공신력을 더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영국과 스위스, 덴마크, 인도, 남아공, 일본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코로나19 주요 변이주에 대한 항체치료제의 효능을 평가한 논문(SARS-CoV-2 B.1.617.2 Delta variant replication and immune evasion)이 이달 4일 네이처지에 게재됐다. 논문 주 저자는 케임브리지 치료면역 및 감염병연구소(CITIID) 연구자인 페트라 믈코초바 박사다. 이 연구는 렉키로나를 포함해 현재까지 상용화된 각국 코로나19 항체치료제들의 중화능(바이러스 억제)을 같은 실험실에서 동일 시험법으로 비교 분석했다.

 

분석된 항체치료제 종류는 렉키로나를 포함, 미국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현지서 사용 중인 카시리비맙(리제네론), 임데비맙(리제네론), 밤라니비맙(일라이 릴리), 에테세비맙(일라이 릴리)이다. 이 가운데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은 시너지(동반상승) 효과를 내기 위해 함께 사용하는 이른바 칵테일 요법으로 처방되고 있다.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도 칵테일 요법으로 사용된다.

 

렉키로나는 세포중화능(IC50)과 환자 치료용량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에서 에테세비맙과 오차 범위 내 비슷한 중화능을 나타냈다. IC50은 생물학적 반응의 활성도를 절반으로 낮추는 데 필요한 약물의 농도다. 즉 바이러스 감염을 50% 억제하는 농도로서 IC50이 낮을수록 필요 약물 농도가 적어 그만큼 약물 효과가 좋다는 결론 도출이 가능하다.

 

5종의 항체 중 델타변이에 가장 중화능 효과가 좋은 약물은 IC50 수치가 3.5~7.2ng/mL로 가장 낮은 '카시리비맙'이었다. 에테세비맙(10.3~23.9)과 렉키로나(16.3~29.2)는 뒤이어 비슷한 효과를 냈다. 임데비맙은 45.4~1607.2, 밤라니비맙의 수치는 1만으로 중화능 효과가 매우 약했다.

 

렉키로나는 동물 단독실험에서도 델타변이주에 치료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지난 7월 16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항체치료제(렉키로나)가 투여된 쥐는 체중이 감소하지 않았고 모두 생존했다”며 "동물실험에서 효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실험용 쥐 49마리에 렉키로나주를 투여한 결과 폐 조직에서 바이러스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투여 사흘째에는 바이러스가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엿새째에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은 현재 코로나19 환자 대상의 후향적 연구를 진행 중이다.

 

 

◆ “바이오시밀러로 키운 체력 바탕, 신약 개발 속도 낸다”= 업계에서는 그간 바이오시밀러 제품 성공으로 그룹의 외연을 키워 온 셀트리온이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면서 성장 동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향후에도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 극대화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는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부진한 2분기 실적을 지나고 3분기 렉키로나 유럽 승인, 4분기 FDA 승인 신청 및 램시마SC 물량이 확대된다면 고마진 제품들의 매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아울러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으며 선진국 규제기관과의 신약 허가 프로세스 진행과 품질관리(CMC)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최근 투자와 공동 개발을 통해 ADC와 mRNA 분야에도 적극적인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캐쉬카우 역할이 안정적인 시밀러 사업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진출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