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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놀라워라' 나홀로 80%대 성장

상반기 순익 1조2830억원 '사상 최대'...증가율 업계 1위
비이자·영업이익 성과 탁월...'비대면' 강화에 집중

 

[FETV=권지현 기자]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1~6월)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익 성장률을 달성하며 '유쾌한' 호시절을 맞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1조28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6820억원)보다 무려 88.1%(6010억원) 급증한 규모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 등 6대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6000억원대 순익을 기록하며 '꼴찌'에 자리했었다. 하지만 1년 만에 급반등에 성공, 사상 처음으로 1조2000억원대 반기 순익을 달성했다.

 

이에 은행들 간 '순위 설정'도 전례 없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리딩뱅크를 다투는 국민·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 간의 순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은 작년 상반기 하나은행(1조620억원)에 3800억원 뒤처졌으나 1년 만에 하나은행보다 오히려 300억원 더 거두는 반전을 이뤄냈다. 순익 기준 '톱3'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기업은행에도 1390억원 밀렸으나 올해는 687억원 앞섰으며, 농협은행에는 448억원 뒤처졌으나 상반기 4267억원이나 차이를 벌리며 일찌감치 따돌렸다.

 

 

특히 순익 증가율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은행은 '나홀로' 올 상반기 순익 성장률 80%대를 기록, 6대 은행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은행이 전년보다 47.9%(3933억원) 성장한 1조2143억원을 거둬 뒤를 이었으며, 신한은행이 1조3709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0.2%(2302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18%(1910억원), 17.8%(1295억원) 순익이 늘었으며 국민은행은 1조4226억원을 기록해 14.1%(1758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90%에 육박한 순익 증가율을 달성했다는 것은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이익을 거뒀다는 뜻으로, 올 상반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방증이다. 순익 급상승에는 양호한 대출 성장률과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순이자이익이 늘어난 점 외에도 수수료이익 증가와 유가증권 관련익 등에 따른 비이자이익 호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5220억원으로 1년 전(3660억원)보다 42.6% 급증했다. 은행권 최고 수준의 성장률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5981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5430억원)보다 10.1% 늘었다. 이는 우리은행 증가율의 4분의 1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역으로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3798억원을 기록해 1년 전(4653억원)보다 18.4% 감소했으며, 하나은행은 3777억원으로 전년 동기(3890억원)보다 2.9%(113억원) 덜 거뒀다.

 

 

여기에 영업이익이 늘어난 점도 큰 몫을 했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6550억원으로 1년 전(1조380억원)보다 59.4% 급증했다. 역시 은행권 최고 수준의 성장세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1조97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1년 전보다 13.8% 늘었으며, 신한은행은 1조9866억원을 기록해 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조4003억원에서 1조6724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건전성도 좋아졌다. 부실채권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의 경우 우리은행은 올 2분기 0.27%를 기록, 직전 분기(0.3%)보다 0.03%포인트(p) 좋아졌다. 우리은행의 작년 2분기 NPL이 0.38%였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0.11%p 개선된 셈이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지난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은행의 장기신용등급과 자체 신용등급을 각각 'A+', 'a-'로 한 단계씩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피치(Fitch)가 우리은행의 장·단기신용등급을 각각 'A'와 'F1+'로 한 단계씩 올렸다.

 

우리은행은 올해 비대면 상품 '강자'를 목표로 박차를 가한다. 이달만 해도 비대면 상품 2개를 내놔 시장의 깜짝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금융권 처음으로 선보인 완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초대형 은행들에게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대면 상품으로서 비대면화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받았던 주담대를 우리은행이 전면 비대면화 하자 주요 은행들은 서둘러 비대면 주담대 검토, 출시준비 등에 나섰다.

 

황원철 우리금융 전무는 지난 21일 상반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은행의 디지털 채널, 플랫폼과 관련해 방어적 태도가 아니라 개방적, 공세적으로 대응하자는 정책 기조를 갖고 있다"면서 "그동안 비대면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주택담보대출 등 전통적인 대면 상품과 서비스의 비대면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우리은행의 호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경우 3분기에도 타행 대비 모멘텀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