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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1위 다지기...KB생명·KB데이타시스템에 달렸다

1년째 적자 행진 이어져...'과잉 비용'이 주원인으로 지목
'수익구조' 개선 통한 반전 나서..."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FETV=권지현 기자] 올해 1분기(1~3월) '리딩금융' 타이틀 수성에 성공한 KB금융그룹 자회사 가운데 KB생명과 KB데이타시스템 두 곳의 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두 회사가 흑자 전환에 성공, KB금융의 리딩금융 다지기에 일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생명보험 자회사인 KB생명은 올 1분기 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순익(59억원)보다 125.4%(74억원) 감소한 규모다. 또 다른 자회사인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 KB데이타시스템의 상황도 비슷하다. KB데이타시스템은 1분기 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1년 전 순익(11억원)보다 227.3%(25억원) 감소했다. KB금융 완전자회사 13곳 중 마이너스(-) 순익을 거둔 곳은 두 회사뿐이다. 이들의 부진은 KB금융이 올 1분기 전년보다 74.1% 급증한 역대급 순익을 거둔 가운데 나온 결과라 눈에 띈다.

 

두 회사의 적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먼저 KB생명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3개월 뒤 26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분기 기준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4분기 324억원의 적자를 내 지난해 전체 누적 2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까지 포함하면 3분기 연속 '적자 행보'인 셈이다. 이는 올 1분기 보험사들의 순익이 1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3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순익은 전년보다 228.3%나 급증했다.

 

 

KB생명의 낮은 순익은 보험사의 대표적인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KB생명의 올 1분기 RBC비율은 153.71%로 국내 생보사 24곳 중 '꼴찌'다. KB생명의 RBC비율은 순익 감소와 맞물리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9년 1분기 215.65%를 기록했으나 1년 뒤 210.01%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여기에서 56.3%포인트(p) 하락했다. 올 1분기 KB생명의 RBC비율은 금융당국이 규정한 하한선(150%)을 겨우 웃도는 수치로 이 비율이 150%대를 기록한 곳은 KB생명이 유일하다. 생보사들의 평균은 273.17%이다.

 

KB데이타시스템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작년 2분기 2억원이던 순손실액은 3개월 만에 8억원으로 늘어나더니 같은 해 4분기에는 18억원으로 크게 불었다. 1991년 설립돼 올해로 업력 30년 차를 맞았으나 취약한 수익구조로 인해 1년 동안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KB생명과 KB데이타시스템이 좀처럼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과잉 비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생명의 경우 영업실적 대부분이 자사 전속 설계사가 아닌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발생하는데 이에 따라 수수료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보험상품이 많이 팔릴수록 당장의 자체 순익이 증가하는 것이 아닌, GA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인 것이다. 다만 보험이 장기 상품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실적이 향후 수익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KB데이타시스템은 디지털 전환(DT)에 들인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KB데이타시스템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디지털 전환 작업에 착수했는데 디지털 사업본부 신설, 관련 시스템 정비·신설 등에 순익보다 많은 비용을 투입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KB생명과 KB데이타시스템이 올해 전사적으로 수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해 '적자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KB생명은 인력 확보 및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자체 영업력을 높여야 한다. KB생명 관계자는 "영업확대와 디지털 투자를 위해 지난 5월 말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면서 "이로 인해 원활한 영업과 디지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부가적인 효과로 RBC비율 상승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KB데이타시스템은 본업인 금융IT컨설팅, 시스템 구축·운영 등을 좀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KB금융의 은행, 보험, 카드, 증권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로 순익 확대를 도모할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이달 KB데이타시스템이 국민은행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통합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앞서 KB데이타시스템은 지난해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오픈, 안정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KB데이타시스템 관계자는 "지난해 디지털 전환 등을 위해 비용을 투자한 만큼 올해는 점차적으로 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에는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해보자'는 전략이었다면 최근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능력을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