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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FE리포트]포스코 최정우號 수소사업 '승부수’...실적개선 자금력 "빵빵"

중국發 가격도 문제없는 포스코, 10년 만에 최대 실적 예고
고수익 기조 속...친환경 생산체계로 재편하는 포스코
그린수소 비전 선보인 최정우, 상용화 어려운 암모니아로 수소 운송

[FETV=김현호 기자] 최정우 회장 체제 2기를 맞이한 포스코가 2분기에만 2조원대에 달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코로나19 기저효과도 반영됐지만 10년 만에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발(發) 소식에 철광석 가격이 한 때 급락하며 철강재 가격도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지만 ‘기우’에 그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포스코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짙다. 포스코 금고에 현금이 수북히 쌓이고, 미래형 신수종 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 최정우號는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면서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도 흔들림없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는 탄소배출 1위 업종으로 꼽혀 ‘친환경’이 강조되는 시대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최정우 회장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 수소’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수소사업에 전력투구하려는 포스코 최정우號의 미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코, 10년 만에 최대 실적 예고=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7일,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 가격은 톤(t)당 220.82달러(약 25만1890원)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달 12일(237.57달러) 대비 하락한 상태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 1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가 공개한 철광석 가격도 톤당 212.14달러를 나타내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철광석 가격이 고점을 유지하면서 철강재 가격도 크게 올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열연 유통가는 통당 13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4% 이상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철근 가격은 134만원, 조선업계에 주로 사용되는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은 130만원을 기록해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원자재 가격 부담이 높아졌지만 철강재 가격도 오른 만큼 포스코는 2분기 ‘새역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1조77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수치지만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오른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포스코가 2조원 대의 영업이익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2조5200원으로 예상했고 키움증권과 현대차증권도 각각 2조850억원, 2조160원으로 예상했다. 포스코가 2조원대의 흑자를 달성하게 되면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감산 정책 등 공급 과잉이 완화됐고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글로벌 철광 공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하반기에는 전방산업의 부담과 철강 생산 증가로 가격이 조정되겠지만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가격 수준은 코로나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發 우려나오지만...“철강재 가격 안 내려간다”=지난해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철강업계는 생산량을 크게 줄였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의 조강 생산량은 4057만톤으로 지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에는 세계 각국이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생산량 감소의 영향으로 수요와 공급의 괴리가 발생해 철강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게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영향으로 철강재 가격 하락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중국 내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당산시와 허베이성 한단시는 당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철강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의 생산량에 따라 철강재 제품 가격이 크게 좌우된다. 생산량이 줄어들자 공급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철강재 가격을 부채질했지만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달 12일, 원자재 가격이 우려스럽다고 표명하자 철강재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중국 다롄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인도분 철광석 선물 가격은 전날 대비 20% 가량 감소한 톤당 187.10달러를 나타내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의 발언이 “중국이 다시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해석되면서 철광석 가격이 급락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이번 발언은 투기적 자본 유입이 감소해 철강제품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리스크는 감소했다”며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포스코의 판매가격 인상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수익 이어가며 미래준비도 ‘착착’=올해 역대급 실적이 예고된 포스코는 친환경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탄소배출 1위 업종으로 꼽혀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포스코는 수소를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나서기로 했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으로 분류된다. 철강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0.75톤의 석탄이 필요한데 이럴 경우 약 2톤의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최정우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수소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P4G 서울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구조를 수소로 바꾸면 온실가스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며 “포스코는 재생에너지원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기술개발과 투자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로 만들어내는 수소를 뜻한다.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국내외 국책연구기관 및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2040년까지 200만톤의 그린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50년까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수소사업의 첫 행보로 글로벌 4위 철광석 회사인 호주의 FMG와 손을 잡았다. 포스코는 FMG가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발전 설비 구축을 위해 자사의 프리미엄 강재를 공급하고 FMG가 생산한 철광석을 수입해 철강재를 만들기로 했다. 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수소 운송 및 저장을 위한 핵심기술로 꼽히는 암모니아 수소추출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소는 생산이 이뤄지더라도 기체 상태에서는 압력이 높고 공기와 섞일 경우 폭발의 위험이 있어 운송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암모니아 합성 방식을 통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수소를 암모니아로 합성하는 기술은 상용화 됐지만 수소를 다시 추출하는 기술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KIST는 높은 효율로 수소를 추출할 수 있게 하는 촉매제 개발에 나서기로 했고 RIST는 대용량 암모니아 수소 추출 전체 공정을 상용급으로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