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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 '라면왕국' 2세경영 닻 올리는 농심 신동원號

신춘호 회장 27일 별세...장남 신동원 부회장체제로
라면왕 신 회장의 마지막 당부 "세계 속의 농심 키워라"
신동원 부회장 일찌감치 승계작업...농심홀딩스 최대주주
농심 지난해 최대매출...미국 제2공장 통해 글로벌화 박차

 

[FETV=김윤섭 기자] 신동원 부회장이 지난 25일 사내이사에 재선임되고 신춘후 회장이 27일 별세하면서 농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됐다. 고 신 회장 슬하에는 3남2녀가 있지만,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일찌감치 후계 구도가 정리돼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춘호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인 이날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서울 신대방동 농심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2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농심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신춘호 회장의 연임안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신 회장은 약 20년 전부터 후계 구도를 정리했다. 2003년 농심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신설한 이유도 형제의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농심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신동원 부회장 지분율이 42.92%로 최대 주주 자리에 있고 신동윤 부회장이 13.18%를 보유하고 있다.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가 지분 31.94%의 최대주주이고,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이 13.93%, 고 신춘호 회장이 13.5%를 가지고 있다. 이에 신동윤 부회장이 고인의 지분(13.5%)을 넘겨받고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지분(31.94%)과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13.18%)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계열분리를 해 지분정리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가마트의 경우 신동익 부회장 지분 56.14% 외에 다른 형제의 지분은 없어 사실상 계열분리가 완료됐다.

 

신동원 부회장은 올해 경영지침으로 '상사화'를 선정하고 지난해 최대 실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사화'로 좋은 상품을 잘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경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농심은 4대 중점 과제에 집중할 예정이다. ▲브랜드 체계적 관리 ▲글로벌 시장 개척 ▲신규 성장동력 확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이다.

 

신동원 부회장은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국제담당 임원을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수행 중이다. 특히 해외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10년부터는 농심홀딩스 대표까지 맡으며 농심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은 1983년 농심에 입사했고 1989년 계열사 율촌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 역시 1984년 농심에서 업무 경험을 쌓고 1992년 메가마트로 자리를 옮겨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광고회사) 부회장은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내다 41세에 뒤늦게 입사했다. 그는 현재 농심홀딩스 지분이 없다. 회사 경영과 거리를 두고 있는 막내딸 신윤경씨(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부인)의 지분율은 2.16%로 많지 않다.

 

장남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장남이 지주사 최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향후 경영권 다툼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농심을 이끌게 된 신 부회장의 과제는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한 농심의 실적을 유지함과 동시에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에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농심의 매출액은 2조6398억원, 영업이익은 1603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103.4% 각각 증가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방향에 대한 질문에 ""건강기능식품이 유력하다"며 "콜라겐 제품은 성공적으로 출시를 한 상황이고, 지난해 나온 대체육은 올해는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라면 값 인상은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고,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신사업 동력으로 삼겠다"고도 밝혔다.

 

박준 부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기틀을 다지겠다"며 "전략적 제휴, 스타트업 등의 활용으로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신춘호 회장도 마지막 당부를 통해 세계시장으로의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함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마지막 업무지시로 50여년간 강조해온 품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짚으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제2 공장과 중국 청도 신공장 설립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해 가동을 시작하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회사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농심은 미국 제 2 공장이 가동되면 미주시장 내 안정적인 제품 공급은 물론, 남미시장 공략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서 신제품을 발빠르게 생산해, 미주시장에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 회장님은 최근까지도 신제품 출시 등 주요 경영사안을 꼼꼼히 챙기실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이 크셨다” 라며 “ 마지막까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당부를 남기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농심의 농심의 해외 매출은 전년대비 25% 가량 상승해 지난해 첫 1조원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비중도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신라면블랙의 경우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 효과도 대단했다. 기생충에 나온 농심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열풍으로 짜파게티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나 2190억 원을 기록했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도 신 부회장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농심그룹에는 율촌화학, 태경농산, 농심NDS 등 내부거래액 비중이 큰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다. 사업회사인 농심이 계열사로부터 라면 포장재, 스프 등 원료를 공급받는 것으로 '수직계열화'된 것이다. 이른 시일 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될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를 대비해야하는 셈이다.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공시해야 하고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다. 농심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곳은 6곳(농심홀딩스·농심·율촌화학·농심캐피탈·메가마트·농심미분)이며, 이들 회사의 자산총계는 개별기준 4조5468억원에 달한다.

 

총자산이 5조원을 넘으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선정되며, 이때부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규제 대상은 오너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초과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다.

 

신춘호 회장이 세 아들에 일찌감치 각각 사업을 맡긴만큼 계열분리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현재 메가마트를 제외하면 형제간 지분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홀딩스는 최대주주(42.95%)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 외에도 동생인 신동윤 부회장의 지분(13.18%)이 존재하며 농심에는 신동익 부회장의 지분(1.64%)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