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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베이코리아 'M&A 전쟁' 속으로...쿠팡發 이커머스 판도변화 예고

이베이코리아 이르면 이달 예비 입찰 예정…희망가 5조원 추정
카카오, 롯데 ,신세계 등 관심…인수시 단박에 업계 상위권 차지
미국 증시 초읽기 쿠팡 경쟁력 유지 위해 인수 나설까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쿠팡의 상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대한 재평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SSG닷컴과 네이버쇼핑은 물론 수장 교체를 결정한 롯데온의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매각 작업을 본격화한 이베이코리아다. 당초 5조원으로 추정되는 높은 몸값과 쿠팡과 네이버 등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고 평가받는 성장성 등을 이유로 매각에 대한 관심이 적을 것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여러 대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이베이코리아 이르면 이달 예비 입찰 예정…희망가 5조원 추정=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예비 입찰을 앞두고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IM)를 최근 배포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카카오, 큐텐, MBK파트너스 10여개 후보군이 IM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옥션을 인수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코리아는 2009년 당시 업계 1위 업체 인터파크로부터 G마켓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후 G9 등을 론칭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 60%가 넘어서는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쿠팡과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과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업체들의 시장 참전,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유통업체들의 시장 확대 등으로 압도적이던 시장 지배력을 잃어 갔다. 이후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이베이코리아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해 왔다. 지난 1월 이베이 본사가 "한국 사업을 위한 전략적 대안 모색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매각이 공론화됐다.

 

당시 이베이 측은 "주주를 위한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매각을 포함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은 약 5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 3000억원, 거래액만 20조 원에 달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매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순간 쿠팡과 네이버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 롯데, 신세계에 카카오까지...신중하지만 뜨거운 입찰전=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들은 예비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내부적으로 인수 득실을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까지도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인수에 소극적이었던 롯데는 통합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의 부진을 타개할 묘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여러 가능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 측은 공식적으론 "매각사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았지만 인수를 검토중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롯데온이 생각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참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자체 전문몰에 집중하기로 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매각 투자설명서조차 수령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면서 올해 어느정도의 실적을 올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SSG닷컴의 인수전 참여 여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경쟁사인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빠르게 치고나가는 만큼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가 매력적인 매물이기 때문이다. 또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오픈마켓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스마일배송을 위해 구축한 동탄 물류센터도 신세계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물류센터 네오에 추가 투자하는 것보다 이베이코리아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SSG닷컴 거래액은 3조9000억원 규모였다.

 

 

최근 쇼핑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 역시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국민 메신저 카카오를 활용하는 만큼 다른 기업보다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3조원을 웃도는 등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용자 수는 2173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약 3조원이며, 자사주를 포함할 경우 최대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증권가 전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연간 거래액은 25조원 규모로 단숨에 쿠팡을 소폭 상회해 네이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현재 보유 순현금은 약 3조원이며 자사주 2.8%를 포함하면 4조2천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막대한 트래픽과 최근 비즈보드를 통한 광고기능 활성화로 커머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판매자)가 많지 않아 거래액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성공하면 기존에 등록된 판매 트래픽을 카카오 오픈마켓으로 연결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처럼 이베이코리아에 카카오페이, 금융서비스 등의 역량을 투입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테크핀 기업인 카카오의 기술력을 통해 유통, 판매까지 모든 절차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오프라인 사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인수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온라인 사업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 기업공개 통해 최대 4조원 확보 쿠팡도 참전?=미국 증시 상장으로 상당한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하게될 쿠팡도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경쟁력과 쿠팡의 물류경쟁력이 합쳐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유일한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 26%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외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은 남아있다. 우선 몸값이 너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보자로 거론되는 이들 업체들은 모두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5조원을 기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시각이다. 5조원을 투자해 물류센터와 쇼핑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업체가 아닌 외국 자본이나 사모펀드 등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성장성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안정적이지만 성장세가 정체됐다는 분석이다. . 실제 2010년 20%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 영업이익률은 2017년 6.5%, 2019년 5.7%로 하락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각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평도 있지만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경쟁사로 인수될 경우의 효과를 다들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각사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