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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4위’ KB손보...외형·수익성 사이 ‘딜레마’

시장점유율 수년째 제자리·순익 3년 연속 내리막
장기인보험 등 수익구조 개선 시급

 

[FETV=권지현 기자] KB손해보험의 순익이 3년째 뒷걸음질치며 손해보험업계 4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업계 4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중요한 경영성과 지표인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후발 주자인 메리츠화재에게 추월당했다. 외형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원수보험료(매출) 기준 12.3%로 전년과 변함이 없다. 반면 5위 메리츠화재는 10.3%로 작년 처음 10%대를 웃돌았다. 2016년 출범한 KB손보는 실적을 처음 발표한 2017년 이래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는 사이 메리츠화재가 바짝 따라잡고 있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2018년 3.5%포인트(p)에서 2019년 2.7%p로 좁혀지더니 지난해에는 2%p로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KB손보가 3위 DB손해보험(15.8%)을 따라잡는 것도 쉽지 않다. KB손보와 DB손보의 점유율 차이는 최근 3년간 3.5%p 안팎으로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KB손보의 4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KB손보의 고민은 따로 있다. '수익성'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3년 연속 내리막이다. 들어오는 돈은 일정하나 이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갈수록 체력이 허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KB손보의 수익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KB손보는 작년 16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1년 전(2343억원)보다 30%(704억원) 급감한 금액이다. 반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4318억원을 기록해 전년(3013억원)보다 43.3%(1305억원)나 증가했고, DB손보도 4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9년 3822억원이던 D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5637억원으로 47.5%(1815억원) 늘어났다.

 

문제는 KB손보의 수익성 흐름에 있다. KB손보는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순익이 하락하고 있다. KB손보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업계 '빅5'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3303억원이던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2623억원으로 20.6%(680억원) 감소하더니 1년 만에 다시 2343억원으로 10.7%(28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역대 가장 큰 낙폭(30%)으로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순익 부진은 ROE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E는 자기자본에 대한 기간이익의 비율로 산출한다. ROE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자본에 비해 순익을 많이 거둬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2018년 7.87%이던 KB손보의 ROE는 1년 뒤 6.23%로 1.64%p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줄어든 4.1%로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손보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7년 KB손보의 ROE가 14.16%였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3분의 1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에 KB손보가 덩치에 걸맞는 순익을 낼 수 있도록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손보사의 매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장기인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 또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대체투자도 흑자로 전환시켜야 한다.

 

K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투자환경 악화로 대체투자자산 손실이 증가하고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으로 투자이익이 감소해 순익이 줄어들었다”며 “최근 3년 연속 순익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원인을 파악하고 타개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올해 반등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