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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순익에도...사회공헌 인색한 카드사들

작년 3분기 당기순익 25%↑· 기부금 10%↓
삼성-·현대-우리 저조...신한-국민-하나 양호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의 순익이 늘었지만 사회공헌활동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코로나 여파로 국내외 신용·체크카드 이용이 줄면서 나가는 비용은 줄어든 반면 카드대출 이용액이 늘면서 이자수익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현금서비스·카드론 등의 카드대출 이용액은 1년 전보다 7000억원 증가한 53조원에 달한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1∼9월)까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들이 기부한 금액은 총 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216억원)보다 9.7%(21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반면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작년 3분기 전업카드사들의 당기순익은 1조6909억원으로 1년 전(1조3546억원)보다 24.8%(3363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기부액 비율이 높은 카드사는 하나카드(2.50%)와 국민카드(2.00%), 신한카드(1.50%)였다. 반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의 사회공헌 지출 비중은 순이익의 1%에도 못 미쳤다. 8개사의 평균은 1.11%였다.

 

 

특히 대형 카드사들이 기부에 인색했다. 시장점유율 18.2%(2020년 6월 기준)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작년 3분기 451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1년 전(3965억원)보다 19.4%(553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그러나 기부금액은 68억원으로 1년 동안 2억원 늘었다. 이에 신한카드의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9년 1.66%에서 1.5%로 0.16%포인트(p)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당초 진행하려고 했던 대면 활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순익이 늘었음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기부활동이 이뤄졌다”면서 “회계상에 포함되지 않은 ESG채권 발행을 통해 공익에 힘쓰는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34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전년 동기(2810억원)보다 23.4%(658억원) 더 거뒀다. 기부금은 17억원에 그쳐 순익 대비 기부금은 0.49%에 머문다. 2019년 3분기 삼성카드의 기부금은 9억원에 불과했다.

 

국민카드는 조금 낫다. 지난해 9월 말 2538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국민카드는 1년 전(2482억원)보다 2.2%(56억원) 성장했다. 50억원 넘게 순익이 늘어난 국민카드는 51억원을 사회에 돌려줬다.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로 업계 평균보다 높았다.

 

현대카드는 작년 3분기 2412억원의 당기순익을 내 1년 전(1557억원)보다 절반 가까이(855억원) 더 거뒀다. 이에 기부도 늘었다. 2019년 3분기 2억원의 기부금을 낸 현대카드는 지난해 10억원을 늘려 총 12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다만 기부금을 대폭 올리고도 비율은 0.5%에 불과했다. 현대카드의 2019년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13%로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3분기 1042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931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더 거뒀다. 반면 기부금은 1억원 늘렸다. 순익은 1000억원을 넘었지만 기부금은 4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우리카드의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38%로 8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롯데카드는 가장 큰 폭으로 순익이 늘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말 105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314억원)보다 순익이 두 배 이상(736억원) 증가했다. 2019년 22억원의 기부를 한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억원으로 기부금을 절반으로 줄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기부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기부금의 경우 매년 일정 비율 등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어느 해는 기부금이 많고 또 어떤 때는 기부금이 줄어드는 등 해마다 기부금액 관련 변동 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하나카드도 실적이 늘었지만 기부금은 줄였다. 하나카드의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495억원)보다 129.9%(643억원) 급증한 1138억원이다. 순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절반으로 대폭 줄였다. 2019년 3분기 60억원을 기부한 하나카드의 지난해 기부금은 28억원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기부금액이 적어 보이는 것은 2019년 60억원의 기부금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며 “2019년의 경우 하나금융그룹의 보육사업 초기 비용이 포함돼 일시적으로 금액이 크게 늘었으나 이후 그룹 계열사의 분담금대로 기부활동이 이뤄져 지난해 금액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씨카드는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익이 줄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늘렸다. 비씨카드의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723억원으로 1년 전(992억원)보다 27.1%(269억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부금은 2억원 더 늘려 총 4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다만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55%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비씨카드는 모회사인 KT와 연계해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는 등 기부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업카드사들은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돼 살기가 팍팍해진 서민들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을 받아 이익이 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돌아볼 이웃이 많아진 상황에서 기부에 인색했다는 점은 분명 카드사들이 돌아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