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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코로나 직격탄 맞은 신세계디에프 '사령탑 교체' 승부수 통할까?

2017년부터 이끈 손영식 대표에서 유신열 대표로 4년만에 교체
유 대표, 89년부터 신세계 몸담은 ‘유통전문가’...백화점 dna 심는다
신세계디에프, 재무관리, 본점장 등 주요 임원 교체하며 체질개선 박차
코로나19로 면세업계 타격 극심...올 3분기 영업손실 205억원
증권가 “올 4분기 반등 전망”...10월 면세매출 하락세 변수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유통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겪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신세계디에프가 4년만에 '사령탑 교체' 승부수를 던졌다.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신세계 영업본부장이던 유신열 부사장이 신세계디에프 지휘봉을 잡았다.

 

외형상으론 백화점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맨' 유신열 대표를 면세점 구원투수로 긴급 등판신킨 셈이다.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코로나에 빠르게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정유경 총괄사장의 작전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 외에도 본점장, 재무관리 담당 등 주요 임원들도 교체하면서 과감한 혁신에 나선다.

 

◆ 2017년부터 이끈 손영식 대표에서 유신열 대표로 4년만에 교체=신세계그룹은 지난 1일 백화점부문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로 ㈜신세계 영업본부장 유신일 부사장을 내정했다. 이에 2017년 1월부터 신세계디에프를 이끌어왔던 손영식 대표는 이번 인사를 끝으로 퇴사하게 됐다.

 

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30년 넘게 신세계그룹에서 근무한 ‘신세계맨’으로 신세계디에프를 빠른 시간 내 업계 3위로 올려놓으며 능력을 입증했다. 손 대표의 자리를 대신하게된 유신열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1989년 신세계 백화점에 입사한후 ㈜광주신세계 대표이사, ㈜신세계 강남점장을 거친 ‘유통전문가’로 꼽힌다. 신세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지닌만큼 백화점 DNA를 통해 면세점의 체질개선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디에프의 대표이사뿐 아니라 재무관리 담당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이유석 상무를 재무관리 담당에 새로 앉혔다. 이 상무는 이번 신세계그룹이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유일한 외부 영입인물로 지난 22년간 신라면세점에 근무했다.

 

신세계그룹이 면세부문에 대해서 과감한 인사를 단행한데에는 올해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감하면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의 신세계디에프는 1조2368억원의 매출과 8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45.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5년 이후 빠르게 면세업계 빅3를 차지한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3분기에만 205억 원 영업손실을 거두며 대기업 면세점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이 110억 원, 신라면세점 142억 원, 현대백화점면세점 118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경쟁사 대비 적자 규모가 2배에 달한다.

 

신세계는 2015년 4월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면서 면세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인천공항점(1터미널 소재)과 명동점, 강남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등의 오픈과 부산점 확장 이전을 통해 빠르게 규모를 키워 시장점유율을 2019년 17.0%까지 끌어올려 빅3로 자리를 잡았다.

 

 

◆ 올 3분기 영업손실 205억원...수익개선 중요 과제=유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면세점의 고정비를 낮춰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영업시간과 판관비 등의 절감을 통해 최대한 영업손실을 줄여야 코로나 이후 경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 말에 만료되는 ‘제3자 국외반송’ 기한 연장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은 매출 감소가 장기화하고 있는 면세업계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재고 면세품 판매와 제3자 국외반송 대책을 연말까지 연장한 바 있다.

 

제3자 국외반송은 따이궁 등 해외 면세 사업자들에게 면세점이 판매하는 제품을 보내주는 제도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이동이 어려워진 보따리상들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품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3자가 대개 유통업체인 만큼 면세품 제3자 해외반송은 면세업계의 재고 부담을 덜어줄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자 국외 반송으로 면세점이 얻은 매출액은 지난 9월 25일 기준 4만6594만달러(약 5340억원)에 이른다.

 

◆ 증권가 “올 4분기 반등 전망”...10월 면세매출 하락세 변수=올 9월부터 공항면세점 임차료 방식이 품목별 판매요율 방식으로 변경된 점은 향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은 공항점 월 임대료로 약 360억원을 내고 있는데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기업 면세점 3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신세계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그러나 면세점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고,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구조가 품목별 영업요율로 변경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부터 면세점의 영업적자를 서서히 만회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신세계 주가의 모멘텀은 백화점보다는 면세점이었다는 점에서 면세점의 회복이 가시화되기 시작할 4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4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면세점 매출이 10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입해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면세점 매출은 1조3893억원 가량으로 9월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면세점 매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4월 매출 9867억 원을 낸 뒤 6개월 만이다. 4년만에 수장을 교체하면서 과감한 체질개선에 나선 신세계디에프가 코로나라는 파도를 넘어 빅3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