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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실적 '맑음' 주가 '흐림'...손해율 악화 영향

3분기 순익 평균 31% 늘어... 주가는 전년 대비 19.8%↓

 

[FETV=권지현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 올해 3분기(7~9월) 호실적을 거둔 후 나타난 결과라 눈에 띈다. 손보사들이 여전히 높은 손해율로 허덕이는 가운데 상승한 순익마저 시장의 전망치를 따라잡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1일 코스피 시장에서 주당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23만4500원)보다 18.9%(4만4500원) 떨어진 금액이다. 현대해상은 이날 2만2750원을 기록해 전년(2만7950원)보다 18.6%(5200원) 감소했다.

 

DB손해보험은 하락폭이 더욱 크다. 1년 전 5만7000원이던 DB손보 주가는 이날 4만4150원으로 22.5%(1만2850원) 줄어들었다. 메리츠화재는 전년(1만8350원)보다 19.3%(3550원) 하락한 1만4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 손보사들(비상장사인 KB손해보험 제외) 주가가 1년 전보다 평균 19.8% 떨어진 셈이다.

 

 

주요 손보사들의 이 같은 주가 ‘동반 하락’은 올해 이들이 호실적을 거둔 뒤 나타난 결과라 주목할만하다. 손보사들은 9월 말 기준 지난해보다 누적 당기순이익이 모두 올랐다. 삼성화재는 628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증가했으며 현대해상은 3147억원을 거둬 33.2% 늘어났다. 같은 기준 4420억원의 순익을 낸 DB손보와 3235억원을 기록한 메리츠화재는 1년 전보다 각각 34.4%, 52% 성장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회복돼 지난해보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 손보사들의 주가 하락은 더욱 아쉽다. 1일 코스피 지수는 2600선을 돌파하며 2634.25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2091.92)과 비교해 25.9%(542.33) 오른 수치다.

 

주요 손보사들의 주가가 ‘힘을 못쓰는’ 것은 이들이 올 3분기 이익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회하는 순익을 거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순익이 작년보다는 늘었으나 ‘시장의 전망치’보다는 밑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들 4개사 모두는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보다 낮은 순익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3분기 2054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순익은 1956억원에 그쳤다. 현대해상은 더 폭으로 전망치를 하회했다. 올 3분기 1639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던 현대해상은 1310억원의 순익을 내 329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1116억원을 기대했던 DB손보는 92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유일하게 시장 전망치보다 더 거뒀다. 793억원의 순익이 예상됐던 메리츠화재는 1102억원을 달성해 309억원이나 추정치를 뛰어넘었다.

 

 

손보사들이 추정치보다 순익을 덜 거둔 이유는 손해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거둔 보험료에서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손해율은 통상 77~80% 수준이 적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운행과 병원 이용 등이 줄어들면서 작년보다 손해율이 소폭 개선됐다고는 하나 손보사들은 여전히 높은 손해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보사들은 높은 손해율 때문에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6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 삼성화재의 올 3분기 손해율은 82.41%이며, 현대해상은 85.21%를 기록했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각각 83.75%, 78.74%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다른 3개사에 비해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이 적어 적정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료 비중은 27.7%이다. 현대해상은 26.9%, DB손보는 27.6%로 이들 3개사의 평균 자동차보험료 비중은 27.4%이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전체 보험료 가운데 자동차보험료는 7.3%에 불과하다. 이는 메리츠화재가 올 3분기 유일하게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순익을 거두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이동이 줄어들어 손해율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이는 기존의 상승폭이 줄어들어 완만한 상승세가 됐다는 뜻일 뿐 여전히 손보사들은 적정치보다 높은 손해율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손보사들의 주가가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익 규모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점과 업계 공통요인인 장기 위험손해율 상승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3분기 실적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손해보험업종은 자동차 보험처럼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보험상품들을 주로 취급해 자동차 손해율 부담으로 수익성이 훼손되고 있어 자동차 보험료 인상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