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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美 ‘니콜라 쇼크’에 투자자들 당혹…한화그룹으로 불똥 튀나?

‘제2의 테슬라’ 유망 스타트업 니콜라, “실체 없다” 의혹 제기에 창업주 사임
니콜라에 1억 달러 투자한 한화그룹 “난감하다”

 

[FETV=김창수 기자]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연이은 사기 의혹에 휩싸이며 투자자들이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니콜라는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회장이 21일(현지 시각) 전격 사임하면서 이러한 당혹감과 우려는 한층 더 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레버 밀턴 창업자는 이날 자발적으로 사임을 발표했으며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는 제너럴모터스(GM) 출신 스티븐 거스키가 선임됐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스타트업으로 1회 충전으로 약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 트럭 기술을 홍보해왔다. 아직 완제품 트럭 한 대도 팔아본 적이 없지만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지난 2018년 한화그룹에서 총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할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관여했다는 소식으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러나 니콜라는 최근 들어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기술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공매도 전문기관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크게 세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2016년 시장에 공개한 니콜라원이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였고 핵심 부품인 인버터를 만들 기술력이 없는 데다 2018년 공개한 수소 트럭 주행 영상이 언덕 위에서 차를 굴린 것이라는 것이다.

 

힌덴부르크 리서치의 발표에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며 사태가 커졌다. 이에 대응해 밀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의혹을 정면 돌파하는 대신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회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며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상황이 이렇자 니콜라의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주가도 최근 흔들리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가는 그간 니콜라 관련 호재가 있을 때마다 상승세를 타고 부정적 논란이 일 때는 함께 떨어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전일 대비 3150원(7.40%) 내린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솔루션우는 6900원(9.96%) 하락한 6만2400원으로 마감했다. 지주회사인 (주)한화는 450원(1.68%) 떨어진 2만6300원, 한화우는 3400원(5.41%) 내린 5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비상장기업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3%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가 니콜라에 각각 5000만달러씩 투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한화그룹 신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에너지, 한화큐셀, 한화솔루션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당초 니콜라와 수소 충전소 운영 및 수소 충전소용 태양광 발전 전력 공급, 수소 충전소용 태양광 모듈 공급, 수소트럭용 수소탱크 공급 등 협력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만일 니콜라 논란이 사기로 밝혀질 경우 한화그룹은 12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손실에 더해 그룹 수소 사업 계획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판이다.

 

한편 니콜라의 지분가치가 하락할 경우 한화의 승계 자금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니콜라 지분을 가진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현재 에이치솔루션이 소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확보한 비상장 회사로 기업가치가 올라야 승계 작업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세 아들이 에이치솔루션을 이용해 번 자금으로 한화 지분을 매입하거나 한화와 지분 교환을 진행할 것으로 분석해왔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니콜라 사기 의혹에 대해 “투자한 회사가 논란에 휩싸여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