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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진화하는 운전자보험 어디까지 왔나?

가입방식·보장내용·보험료 등 새로 디자인

 

[FETV=권지현 기자] #직장인 김진영(35·여)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중 휴대폰으로 다양한 운전자보험 광고를 보다가 고민에 빠졌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날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이 생겨 운전자보험에 가입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품이 많아 결정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김씨는 최저보험료, 최고수준의 보장, 즉시가입  등 여러 조건 중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기로 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 운전자보험이 변화하고 있다. 보험사 간 차별성이 부족했던 운전자보험이 가입 형태, 보장 내용, 보험료 등을 바꿔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식이법(개정 도로교통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시행으로 형사합의금·벌금비용·변호사비용 등 운전자의 법률 비용을 보장받기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자 이를 잡기 위해 손해보험사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손보사' 전환을 선언한 하나손해보험은 ‘첫 작품’으로 운전자보험을 선택했다. 그만큼 운전자보험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나손보는 형사합의금을 업계 최고 수준인 1억원까지 보장하는 것에 차별점을 뒀다.

 

소비자의 높은 관심으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운전자보험상품 ‘독점 판매’에 대한 손보사들의 열망도 뜨겁다. DB손해보험은 ‘역발상’으로 보험업계의 특허권이라 불리는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성공했다. DB손보는 중대법규위반사고의 경우 6주 이상의 진단만 보장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6주 미만의 중대법규위반 교통사고처리지원금을 보장하는 특별약관을 신설해 배타적사용권을 얻어냈다.

 

‘시너지’를 목표로 한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농협은행과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NH스마트뱅킹에서 가입할 수 있는 운전자상해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비대면 운전자보험이다. 농협은행의 NH포인트를 사용해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농협은행 고객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운전자보험 고객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KB손해보험은 국내 모바일 네비게이션 최대 플랫폼인 ‘티맵’과 손잡았다. 티맵과의 제휴로 간편 가입이 가능하게 해 시장 선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사고벌금, 변호사선임비용, 교통사고처리 및 상해 등 기본적인 운전자보험의 보장뿐만 아니라 여행, 레저, 골프보험 성격의 보장까지 받을 수 있다.

 

캐롯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최저보험료’에 집중했다. 캐롯손보 운전자보험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990원이며, 한화손보는 월 2500원에 운전자의 형사적 책임과 법률 행정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집중적으로 보장한다. MG손해보험은 월 2900원짜리 다이렉트(인터넷) 전용 상품을 내놨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무사고 시 제공되는 월 보험료 8% 할인은 그대로 제공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기존 2000만원이던 벌금이 민식이법 시행 이후 3000만원까지로 늘어난 만큼 운전자보험 가입 시 보장범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가입자의 경우 벌금 관련 담보 범위만 늘리는 소비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법률비용과 관련한 보상만 받기를 원한다면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이미 가입한 자동차보험에 법률비용 지원 특약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단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운전자가 법률비용 특약에 추가로 가입하더라도 실제 발생한 손해 이상으로 중복보상이 되지는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다수의 운전자는 자동차보험에서 법률비용 지원 특약이 있는 점을 모르고 있다”며 “법률비용 특약은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보장한도가 운전자보험보다 다소 작을 수 있으니 반드시 가입 전 운전자보험 상품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