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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대웅제약 ‘전승호’ vs 메디톡스 ‘정현호’...ITC전쟁 최후의 승자는?

美 ITC 예비판결, 7월 6일로 연기…대웅제약 측 자료 증거 채택
수년 걸친 균주 공방 매듭지을지 ‘주목’…최종판결은 11월

[FETV=김창수 기자] "대웅제약 ‘전승호’ vs 메디톡스 ‘정현호’...ITC전쟁 최후의 승자를 가리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나보타’ 균주를 둘러싼 출처 공방 판가름이 일단 다음 달로 미뤄졌다. 양사가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두고 수년째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당초 오는 5일 예비 판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대웅제약이 제출한 문서를 증거로 채택하면서 예비판결일을 7월 6일로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정이 국내 민사 소송 등에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양사 임직원들은 긴장 속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양측의 CEO들 역시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다. 메디톡스의 창업주 정현호 대표는 지난 2월 “이번 재판에서 이길 확률은 99.9%도 아니고 100%라고 확신한다”면서 “이번 ITC 재판에서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 대표는 ITC의 예비판결을 일컬어 “그간 지지부진하게 계속된 보톡스 소송이 이제 이 재판에서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역시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흔들렸던 회사의 중심을 잡아 안착하는 과정에서 굵직한 소송에 얽혔지만 역시 승소를 자신하는 모양새다. 최근 대웅제약의 한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주장한 전문가의 분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며 “이는 ITC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나보타 균주 출처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훔쳤다. 균주 획득 경위와 장소,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등을 공개하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는 아무런 근거 없이 음해하고 있다. 오히려 메디톡스가 균주의 기원과 실체를 소명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특히 2016년부턴 보유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고 대웅제약에 염기서열 공개와 공개토론을 요구해 왔다. 메디톡스는 이듬해인 2017년엔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를 훔쳤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과 더불어 미국과 국내 법원에 대웅제약을 제소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같은 내용의 시민청원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메디톡스 측에 불리하다. 대웅제약은 경찰조사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으며 미 법원과 FDA은 메디톡스의 주장을 기각했다.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사소송의 경우 1심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 ITC에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대웅제약·에볼루스(나보타 미국 판매사)를 상대로 제소했으며 ITC는 그 해 3월 해당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ITC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유 균주와 그에 대한 정보를 각 사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포자감정(유전자분석)을 실시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포자감정 방법과 결과에 대해서도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ITC는 오는 7월 6일 예비 판결을 내리며 올해 11월 6일 최종 판결을 가질 예정이다.

 

더불어 이와 관련해 ITC 소속 변호사는 재판부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다가오는 ITC 예비 판결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균주 출처 공방을 상당 부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수 년 째 같은 입장을 반복해 왔는데 ITC의 결정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