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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현대백화점 HCN 매각 추진...면세사업 확장 ‘실탄’확보?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현대퓨처넷'·'현대에이치씨엔'으로 분할
다음 달 중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지분 매각을 추진
시내면세점·공항면세점 사업 본궤도 올리기 위한 자금마련 분석도

 

[FETV=김윤섭 기자] 케이블TV 업계 점유율 5위인 현대HCN이 매물로 등장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은 물론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부문을 매각한 것은 창립 이래 이번이 처음으로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 유통업계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이동하는 등 환경변화에서 기존 사업 분야에 얽매이지 말고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정지선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지선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면서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년과는 다른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알짜’ 현대HCN M&A 시장 나온다=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방송(SO)·통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시장 재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TV(SO)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현대HCN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현대HCN은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에이치씨엔(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공시를 통해 현대HCN의 합병 또는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지 4개월 만에 입장이 돌아선 셈이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에이치씨엔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현대HCN은 물적 분할과 동시에, 신설 자회사인 현대에이치씨엔과 현대퓨처넷의 100% 자회사인 현대미디어에 대한 지분 매각 등 여러 가지 구조 개선방안 검토에 들어간다.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경우 다음달 중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회사 측은 매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진행과정에서 정부 인허가 문제로 매각이 불허 또는 지연되거나, 매각 조건 등이 주주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매각을 철회할 방침이다. 이 경우 자체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 사업 제휴, 기술 협력 등의 방안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이번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및 매각 추진 검토에 대해 국내 유료방송시장 구조 개편에 신속히 대응하고, 동시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및 매각 추진 검토는 급변하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구조 재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존속회사인 현대퓨처넷은 과거 케이블TV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앞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M&A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HCN의 새로운 집은 어디?=현대HCN은 유료방송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유료방송 빅3인 KT,LG,SK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을 누가 품느냐에 따라서 2위 자리를 확고히 하느냐 1위를 굳히느냐가 갈리기 때문이다.

 

2019년 상반기 기준 현대HCN의 가입자는 134만5365명, 시장점유율은 4.07%다. 케이블TV 사업자만 놓고 비교하면 LG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CMB에 이어 업계 5위다.

 

IPTV 3사의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등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03% 순이다. 3사가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점유율은 각각 ▲KT 계열 35.38% ▲LG유플러스 계열 28.79% ▲SK브로드밴드 계열 28.1%로 높아진다. 즉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KT는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고 SK와 LG는 2위로 치고 나갈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SK가 꼽히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까지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보이고 있었지만 2019년 말 진행된 인수합병(M&A)에 따른 유료방송시장 재편 이후로 LG유플러스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HCN은 물적분할을 통해 매각대상인 신설법인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고 비상장법인화했다”며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태광산업이 티브로드를 SK텔레콤에 매각했던 것과 비슷한 형태로 현대HCN을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주체는 SK텔레콤”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 사업 운영 위한 자금 확보?=일각에서는 이번 현대HCN 매각 이유로 최근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면세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룹의 중심인 백화점 사업이 타격을 입은 만큼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은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을 비롯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도 성공하면서 면세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현대HCN의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매각이 이뤄진다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HCN 매각이 자금 조달보다는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자금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및 매각 추진 검토는 급변하는 국내 유료 방송시장 구조 재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