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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8000억원’ 실탄 확보한 강희석 '이마트 체질개선' 속도낸다

스타필드 조성 위해 매입한 마곡용지 8158억원에 처분
이마트 지난해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1조원 현금확보
전기차사업·온라인사업 등 사업다각화와 구조조정 속도 낼 듯

[FETV=김윤섭 기자] 지난해 10월 13개 이마트 점포와 토지를 매각하며 약 1조원의 현금을 마련한 이마트가 최근 마곡용지 처분으로 8000억원 정도의 실탄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희석 대표의 이마트 체질개선에 속도가 높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스타필드 조성 위해 매입한 마곡용지 8158억원에 처분=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5일 서울 마곡지구 CP4구역 업무용지를 8158억원에 처분했다. 2013년 이마트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2430억원을 주고 CP4구역을 매입했다. 당시 스타필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청라 지역의 스타필드 상권과 겹치면서 계획이 취소됐고 결국 매각이 결정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과 투자재원 확보를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처분 예정일자는 오는 31일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 사유는 올해 착공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와 상권이 상당 부분 겹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오프라인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강행하지 않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최근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수익성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50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7.4% 급감했다.

 

지난해 8월 10여 곳의 이마트 점포를 ‘세일앤리스백’(매각뒤 재임차)으로 변경해 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한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 임차하게 된다”며 “기존 점포운영은 자산유동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마곡부지 매각 시점과 SSG닷컴의 로젠택배 인수 검토 시기가 겹치는 것을 두고 신세계그룹이 로젠택배 인수의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로젠택배 매각 주간사인 씨티글로벌그룹마켓증권에 인수 의향을 밝히고 쓱닷컴을 통해 인수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택배는 현재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리이빗에쿼티(PEA)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 금액은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신세계그룹이 로젠택배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은 SSG닷컴의 배송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또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쿠팡 등 선두업체를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앞서 2023년까지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SSG닷컴의 하루 배송물량은 약 6만건으로 쿠팡의 200만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로젠택배의 특성상 인수여부를 단언할 수 없다는 시각이 현재는 우세하다. 4000억원이라는 높은 인수가격과 로젠택배의 사업구조 때문이다.

 

로젠택배는 국내 택배업계4위지만 점유율은 8% 수준으로 인수를 하더라고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로젠택배는 주요 택배회사들이 갖추고 있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가 아닌 C2C(소비자간 거래)위주로 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인수를 하더라도 사업구조 변경과 설비 구축 등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높은 몸값도 걸림돌이다. 현재 100% 지분을 보유한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는 매각대금으로 4000억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위에서 언급했듯 인프라 투자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쉽게 나설 수 있는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 전기차사업등 사업다각화와 구조조정 속도 높인다=온라인 뿐 아니라 최근 이마트가 밝힌 전기차 사업 등 신사업을 위해서도 현금 자산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25일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전기차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 신사업 및 전기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간 외부 협력사위탁 운영 방식으로 진행해오던 전기차 충전 사업 추진을 공식화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이마트 매장에 대한 전력 설비 및 사용 가능 용량 체크 등을 사전에 완료했으며 이마트는 전국 90여개 매장에 완속 충전기(7kw급) 500기 이상을 선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7월 교통 솔루션 전문기업 ‘에스트래픽’과 손잡고 집합형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고 매년 30개 이상 집합형 충전소를 늘려 2022년까지 전 점포와 신세계 그룹사 영업장에 2100기 규모의 급속 충전소 구축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왔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6개 점포 집합형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를 '일렉트로 하이퍼 차져 스테이션'으로 브랜딩하고 카셰어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존'도 오픈했다.

 

이마트는 이번 정관 추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독자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마트는 115개 매장에서 급속 충전기(100kw) 330기와 완속 충전기(7kw) 140기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향후 매장과 주차장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의 초기 투자비를 최대한 아끼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이용 소비자들을 유입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마트를 넘어 모빌리티 사업의 거점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마트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전문전 사업에서의 적자 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도 전문점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전문점 적자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대비 출점 기준을 강화하고 노브랜드와 같이 성공 사례로 평가되는 포맷은 상생 점포 위주의 출점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해,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은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4분기 실적발표와 동시에 이마트의 올해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10% 늘어난 21조원으로 책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마트에 대한 투자계획도 8000억원 이상을 책정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강희석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지원아래 강희석 대표가 사업다각화와 실적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