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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서 대세로 현대카드 출신들 금융권서 '맹활약'

'혁신' 앞세워 은행·보험· 증권 등서 약진 중

 

[FETV=권지현 기자] 카드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인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2016년 3월 취임 이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SBI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정진문 대표, KB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을 책임지고 있는 윤진수 국민은행 전무, 한화생명의 핀테크 사업을 주도 하고 있는 장우경 상무. 금융권 곳곳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현대카드 출신이라는 점이다.

 

현대카드는 한 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현대카드는 알파벳 마케팅, 세로형 카드 디자인, 문화마케팅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이를 주도했던 현대카드 출신들이 카드업계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증권, 사모펀드(PEF), 저축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진하는 중이다. 저금리·저성장으로 금융권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부문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는 해석이다.

 

조 대표는 선임은 뜻밖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창권 전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까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롯데카드의 ‘쇄신’이 절박하다는 의미다. 새로운 수장을 통해 위기 돌파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봤다. 작년 6월 말 538억2500만원이던 누계순이익은 3개월 만인 9월 말 314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롯데카드는 작년 10월 롯데에서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었다. 

 

조 대표는 2002년 현대카드와 인연을 맺었다. 2001년 10월 현대캐피탈이 현대카드를 출범시킨 이듬해 상무로 영입된 조 대표는 현대카드의 경영 안정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마케팅총괄본부장을 지낸 조 대표는 2012년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하고 2013년에는 재무 업무도 맡았다. 현대카드 최고 히트작인 M카드·블랙카드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기존 소득 수준으로 고객층을 나눴던 마케팅을 카드별로 혜택이 다른 알파벳 마케팅으로 바꿔 마케팅 지형도를 뒤흔들기도 했다. 이에 현대카드 시장점유율은 2%에서 10%대 중반까지 올랐다.

 

정 대표는 삼성물산,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대기업계열 금융회사에 근무하다 2014년 SBI저축은행 리테일본부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SBI저축은행이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데 정 대표의 역할이 컸다. 정 대표는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중금리 대출상품 '사이다'를 출시했다. 사이다는 2015년 12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대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같은 상품 중 최단기간 최대실적이다. SBI저축은행 효자상품인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등도 모두 정 대표의 손을 거쳤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6년 3월 SBI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SBI저축은행은 현재 개인금융(정진문 대표), 기업금융(임진구 대표) 투 톱 체제다. 

 

윤 전무는 KB금융 데이터총괄임원(CDO) 및 KB국민은행 데이터전략그룹 전무를 맡고 있다. 윤 전무는 국민은행이 외부에서 최초로 영입한 빅데이터 기술자다. CDO는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 분석해 디지털 사업을 기획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직급이다. 윤 전무는 삼성SDS에서 데이터분석사업 상무 역임 후 2013년에는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 업무를 총괄했다. 이후 현대카드 상무 시절 데이터 분야를 주도했고, 지난해 4월 국민은행 데이터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데이터전략그룹은 올해 조직구성 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본부에서 그룹으로 승격됐다.

 

핀테크(금융+기술) 전문가인 장 상무는 지난해 8월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에 영입됐다. 장 상무는 현대카드 디지털신사업부실장 출신이다. 그는 SK텔레콤과 하나은행, 금융전문 모바일 플랫폼 ‘핀크’ 등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현대카드 신사업 확장에 기여했다. 현대카드 근무 당시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계좌개설이나 공인인증서 설치, 영업점 방문 등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 없이 로그인 한 번으로 카드 결제계좌에서 바로 해외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해 당시 시장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롯데카드 박익진 부사장·변창우 전무, 홍콩계 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김정인 오퍼레이션그룹 대표, 김재환 캐롯손보 상무, 설동록 부국증권 상무 등이 금융권의 대표적인 현대카드 출신이다.

 

이들 현대카드 출신들이 '도전'과 '창조'라는 자신들의 장점을 내세워 주어진 과제를 잘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