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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코로나의 역설”…최근 10년 중 올해 2월 주식회사 설립 ‘최다’

CXO연구소, 2010년 1월~2020년 2월 주식회사 법인 설립 등기 현황 분석
122개월 간 주식회사 법인 82만 곳 세워져…월별 기준 2020년 2월 1만 건 돌파
올해 2월, 전년 동월 대비 50%↑…본점은 서울 떠나 경기도로 이전 많아

 

[FETV=김창수 기자] 최근 10년 중 주식회사 법인(이하 회사)을 가장 많이 설립한 달은 언제일까. 공교롭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절정기에 달했던 올해 2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120개월이 넘는 기간 중 월별 회사 설립등기 신청 건수가 1만 건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이 유일하다. 특히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50%나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10년 이후 최근 10년 간 주식회사 법인 설립 등기신청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29일 밝혔다. 조사는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 사이트에 명시된 자료를 참조해 분석이 이뤄졌다.

 

상법 법인 중에는 주식회사를 비롯해 유한회사, 합명회사, 합자회사, 유한책임회사 등이 포함되는데 본 조사에서는 가장 숫자가 많은 주식회사 법인에 한정해 분석이 이뤄졌다. 주식회사는 주식 발행으로 설립되는 일정 요건을 갖춘 법인으로 일반 식당 등과 같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와는 구별된다. 주식회사가 되려면 반드시 법원에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쳐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122개월 간 법원에 회사 설립을 위한 등기 신청을 한 건수는 총 82만 2264건으로 집계됐다. 82만 곳이 넘는 회사가 최근 10년 사이 태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82만 곳이 넘는 회사가 현재까지도 모두 존속해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 설립 후 일정 시점이 지나 청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120개월이 넘는 기간 중 월별 기준 회사를 최다 설립한 시점은 2020년 2월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에만 1만 781곳이 회사 설립 등기 신청을 한 것이다. 월별 1만 건 넘게 등기 신청 한 것은 올해 2월이 유일하다. 지난 달 다음으로 2020년 1월(9922건), 2018년 1월(9241건), 2019년 1월(9228건), 2019년 7월(9219건), 2019년 12월(9207건) 순으로 많았다.

 

2010년 이후 매해 2월 동기간과 비교하면 올해 2월에 설립된 주식회사 숫자는 눈에 띄게 많았다. 올해 2월 이전만 하더라도 지난 2011년 2월 4105건으로 회사 설립 등기 신청이 가장 적고 2017년 2월에는 7643건으로 가장 많았었다. 그런데 올해 2월에는 지난해 동기간 7103건 보다 무려 50.8%나 증가한 1만 건을 넘어서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올해 2월에 자본금이 큰 회사들도 비교적 많이 세워졌다는 점이다. 자본금이 50억~100억 원 미만 되는 곳은 올해 2월에는 16곳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0년 1월과 2018년 1월에는 각각 13곳, 6곳보다 많은 숫자다. 자본금이 100억 넘는 법인도 올해 2월에는 7곳이나 등장했다. 2018년 1월과 2020년 1월 각 4곳보다 앞섰다. 다만 10~50억 원 자본금으로 세워진 주식회사는 2020년 2월에 27곳으로 2020년 1월(24곳)보다는 많았지만, 2018년 1월(44곳)보다는 다소 적었다.

 

참고로 국내 2300곳이 넘는 상장사 중 자본금이 10억 이상 100억 미만인 회사는 약 1100여 곳으로 절반 정도에 달했다. 이중에는 2018년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10곳이나 포함됐고 매출 1000억 원 넘는 회사도 300곳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조사와 별도로 2020년 2월 한 달 간 광역시·도별 주식회사 본점 이전 현황 조사에서는 서울보다 경기도가 더 인기를 끌었다. 지난 달 기준 서울로 본점 주소지를 옮긴 경우는 1704곳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1944곳은 서울을 벗어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달리 경기도는 전출보다 전입 숫자가 더 많았다. 지난 한달 간 경기도를 떠난 곳은 1219곳이었지만 1383곳은 경기도로 본점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한 달 간 서울은 240곳이나 본점 소재지가 줄어든 반면 경기도는 164곳이나 더 늘어난 셈이다. 국내 시가총액 1~2위를 하는 삼성전자(수원시)와 SK하이닉스(이천시) 역시 본점 소재지를 경기도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경상북도, 전라남도, 충청남도, 강원도는 본점 전출보다 전입 건수가 더 높은 반면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대전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등은 모두 전입보다 전출이 다소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시는 모두 본점 소재지 선호도가 다소 낮은 편에 속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인적, 물적 이동 등이 제한돼 실물 경제가 상당 부분 큰 타격을 입은 시점에서 지난달에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주식회사가 세워진 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다”면서도 “이는 위기 이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려는 경향이 강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이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그러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성장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회사를 세워 크게 성장시킨 사례도 많다”며 “위기에 강한 경영자일수록 급속히 변화(Change)하는 환경 속에서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Challenge)을 통해 새로운 사업의 기회(Chance)를 얻어내는 ‘차차차(Cha-Cha-Cha)’ 정신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