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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D-7’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전…역대급 ‘머니게임’ 펼쳐질까

인천공항공사 26일 입찰 신청, 27일 사업제안서, 가격입찰서 제출
롯데,신라 ‘머니게임’ 예고…신세계,현대 ‘신중’
높은 임대료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감소’는 변수

 

[FETV=김윤섭 기자] "롯데 vs 신라 vs 신세계 vs 현대"

 

제4기 인천공항면세점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자 입찰대전(大戰)의 승자는 누구일까.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입찰전은 최종 낙찰자 여부에 따라 면세점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유통업계는 물론 재계의 주요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연간 7000만명이 오가는 메가공항인 인천공항은 면세점 매출도 지난해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의 면세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하려는 이유다. 또 이번에 나온 구역의 연 매출만 1조원을 넘는다.

 

◆ 인천공항공사 26일 입찰 신청, 27일 사업제안서, 가격입찰서 제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8월말 계약이 종료되는 T1 면세점에 대한 신규사업자 선정 입찰공고를 지난달17일 게시했다. 이번 입찰은 일반기업 5개 사업권과 중소·중견기업 3개 사업권 등 총 8개 사업권(50개 매장, 1만1645㎡)을 대상으로 한다.

 

사업권은 ▲DF2 향수·화장품 ▲DF3 주류·담배·식품 ▲DF4 주류·담배·식품 ▲DF6 패션·기타 ▲DF7 패션·기타(이상 일반기업) ▲DF8 전 품목 ▲DF9 전 품목 ▲DF10 주류·담배·식품(이상 중소·중견기업) 등이 있다.

 

대기업 구역 5곳 중 DF2·DF4·DF6은 신라면세점이, DF3은 롯데면세점, DF7은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구역 3곳중 DF9는 SM면세점, DF10은 시티플러스, DF12는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중이다. DF3과 DF6의 사업권을 획득하는 사업자는 2023년 7월로 계약이 종료되는 DF1의 탑승동 해당 품목을 통합 운영한다.

 

이번 입찰에는 동측 구역에 있는 DF3과 DF6이 탑승동과 통합 사업권으로 묶여 입찰이 진행된다. DF3과 탑승동 주류·판매 구역, DF6과 탑승동 패션·기타 구역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구매력이 높은 동측 구역 사업권과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탑승동을 통합해 입찰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와 관련 오는 26일엔 입찰참가 신청을, 27일엔 입찰(사업제안서·가격입찰서 제출)을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공사가 사업권별로 1곳씩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이를 관세청이 심사해 이르면 4월께 사업자를 최종 결정한다. 사업권을 얻은 업체는 평가 결과를 충족하면 기존 5년 기본계약기간에 더해 최대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글로벌1위’ 인천공항면세점…바잉파워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인천공항 면세점은 부담이 큰 만큼 입점에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여러 보상이 따른다. 높은 임대료라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에 높은 입찰금을 쓰면서까지 들어가려는 이유는 ‘바잉파워’ 때문이다.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기에도 유리하며,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도 삼을 수 있다.

 

시내면세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도 인천공항의 바잉파워는 필수적이다. 인천공항에 들어가면 매출이 일정 부분 확보돼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고 이는 구매 단가를 낮추고 관광객이나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통해 시내면세점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은 전세계 매출 1위라는 공항면세점 타이틀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시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물론 구매 경쟁력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인천공항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전 세계 매출 1위 면세점에 올랐다. 이번 입찰에 나오는 8개 구역의 예상 매출만도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최대 10년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에 진입할 기회가 없다는 점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되는 요인 중 하나다. 관세법 개정에 따라 이번 입찰부터 면세점 임대 기간이 현행 5년에서 최장 10년으로 늘어난다.

 

 

◆ 롯데,신라 치열한‘머니게임’ 예고…신세계,현대 ‘신중’

 

업계에서는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모두 입찰전에 참가하는 역대급 입찰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롯데면세점과 대기업 입찰 구역 5곳중 3곳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이 각축을 벌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8년 인천공항 사업권 일부를 반납하면서 면세업계 점유율 압도적 1위에서 신라와 신세계에게 추격을 허용한 만큼 이번 입찰전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인천공항 입찰 성공은 호텔롯데 상장의 마중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롯데가 이번 입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된다. 일본 롯데의 지분율을 낮춰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호텔롯데의 매출 80% 이상이 면세점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호텔롯데 매출액은 6조4474억원이었는데 이 중 면세사업부 매출액이 5조 307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2.3%를 차지했다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권 유지가 결정된만큼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을 통해 떨어진 점유율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3개 구역이 모두 입찰 대상이 된 신라면세점도 구역 수성과 점유율 상승을 위해 입찰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3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세계면세점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롯데와 신라면세점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철수하면서 이어받은 구역의 운영기간이 2023년까지로 남아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이번 입찰 대상 구역 중 DF3, DF6의 신세계면세점이 운영중인 탑승동 주류·담배·식품 4개 매장, 패션기타 6개 매장 운영권이 포함되면서 자칫 입찰전에서 밀릴 경우 공항면세점에서의 입지를 잃을 수 있어 입찰전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곳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다. 지난해 서울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으면서 강북과 강남에 시내면세점을 갖게된만큼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공항면세점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개최한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사업 설명회에도 처음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최근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온 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높은 임대료에 발목이 잡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018년 11월 강남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면세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 분기 매출이 늘어나고, 적자 규모도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에게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는 부담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앞선 2018년 롯데면세점도 높은 임대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일부 매장을 철수 한 바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 20일 개장한 동대문점의 개점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 가운데 인천공항 면세점까지 더해지면 감당해야 할 비용 규모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4분기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영업손실도 151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시내면세점 2호점은 두타면세점의 부동산 및 유형자산 일부를 인수하는 것이어서 무역센터점보다 오픈 초기에 드는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들어와 있는 대기업 면세점들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 탓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시내면세점을 통해 상쇄한다”며 “그러나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강남점이 아직 흑자전환을 못한 상황에서 강북점까지 오픈을 앞두고 있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경우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사업 검토를 한 후 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들의 타격이 커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내면세점의 수익으로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매꾸는 구조인데 시내면세점의 매출 타격이 큰만큼 공항면세점에 적극적인 베팅을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의 2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 간 이어지면서 3개 면세점의 피해 매출만 해도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란 계산도 나오고 있다. 면세업계는 임시휴업 이후 영업시간 단축 등 대응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