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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삼성 무노조 경영 무너진다

[FETV=송은정 기자]삼성이 1938년 창립 이후 고수했던 ‘무노조 경영’이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조직위는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에 노조설립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주요 기업에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들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이달 초 삼성화재에 이어 세번째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오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출범 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으로 노조가 있는 삼성계열사는 전체 61곳 중 20%인 12개로 늘어났다.

 

노조 설립된 곳은 민주노총 단독 5곳(삼성생명·삼성전자서비스·삼성SDI·삼성엔지니어링·삼성에스원), 한국노총 단독은 3곳(삼성화재·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삼성디스플레이)이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삼성그룹에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둔 노조가 속속 들어선 셈이다.

 

이로써 80년 넘게 유지해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의혹 사건 유죄판결 이후 사실상 깨진 셈이다.

 

삼성은 1938년 창립 이후 '무노조 원칙'을 고수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창업주인 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유언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故 이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할 때는 무노조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무노조 경영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들어선 뒤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노조가 줄줄이 들어서는 등 삼성의 무노조 신화는 깨져버렸다.

 

삼성은 최근 노조 설립과정에서 사측의 불법행위가 적발됐다.

 

또한 경영진이 줄줄이 구속, 재판을 받는 불상사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 측은 ‘무노조경영’을 표방했지만 그룹차원의 ‘노조와해 공작’은 노조 설립의 불씨를 키웠다.

 

이 일로 인해 지난 해 12월 삼성전자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이 노동조합 설립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되기도 했다.


삼성은 판결 직후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나가겠다"고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노사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조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앞으로 보낸 ‘노조와해’에 대한 항의 이메일은 묵묵부답이다.

 

불법 사안을 감시해야 할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은 '노조'에 관련된 자료를 받고도 침묵하고 있다.

 

특히 부서장이 노조가입 여부를 밝히라고 압박하거나 노조 간부에 대한 인신공격과 고소전 등 이미 여러 계열사에서 위법 논란으로 노사 관계에 피멍이 들고 있다.

 

설립 2주 만에 삼성화재 노조는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다른 삼성 계열사 노조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 노조가 “삼성이 노조 방해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사측에 지난 14일 ‘항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부서장이 노조 가입 사실을 보고하라거나 노조 가입 권유 시 ‘징계’하겠다며 협박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한국노총 산하 삼성 계열사 노조 4곳(삼성전자·삼성화재·삼성웰스토리·삼성애니카손해사정)은 이런 삼성의 노조 방해에 맞서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중 ‘노조 연대회의체’를 설립하고 공식 출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