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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 게 섰거라!”...하나금융 김정태號 ‘리딩금융' 전투태세 돌입

IB·보험 등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잰걸음' ...M&A 실탄 확보 가능

 

[FETV=유길연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신한·KB금융그룹이 벌이고 있는 ‘리딩금융 전쟁’ 참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의 몸집 불리기와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非)은행부문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최근 하나금투의 4997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하나금투가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하나금융이 참여하는 형식이다. 청약 및 납입일은 다음 달 26일이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297억원(작년 3분기 기준)에서 약 4조원에 이르게 된다.

 

올해 1분기 순이익 실현을 통해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으면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올라설 수 있다. 초대형 IB 로 지정받은 증권사는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업을 할 수 있다. 하나금투는 4월 안에 지정 신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투는 지난 2018년 11월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증권사에게 주어지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았다. 이로부터 몇 달 지나지 않아 초대형IB로 올라설 준비를 마쳤다. 불과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속전속결'로 이뤄진 일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더케이손보 노조와 고용안정협약에 대한 협상도 마무리지었다. 인수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이었던 노조의 반대도 해결한 것이다. 아직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하나금융은 큰 무리 없이 인수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다.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자산규모는 업계 하위권을 맴돌지만 가입자의 상당수가 교직원이라는 점과 종합손보사 면허를 갖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 인수로 손보업 등록허가를 취득해 현재 그룹에 없는 손보사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기존 계열사의 규모를 키우고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계열사를 추가하는 이유는 비은행부문 강화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014년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을 그룹 전체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이익 비중은 늘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작년 하나금융 전체 당기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1.9%로 1년 전에 비해 약 2.2%포인트 올랐다. 김 회장의 목표치에 비해 아직 8%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이다. 실적 1위인 신한금융(34%)과 2위인 KB금융(29%)에 크게 부족하다. 

 

하나금투가 발행어음 사업까지 인가받으면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이익 비중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작년 하나금투는 IB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1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280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하나금투가 사실상 그룹 비은행부문 경쟁력 향상을 이끈 셈이다. 이러한 실적 상승세에 발행어음 사업인가로 굴릴 수 있는 돈이 더 불어난다면 하나금투의 순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의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 가능하다.

 

또 그룹에 손보사가 추가되는 것도 비은행계열사 순익 증가에 플러스 요인이다. 물론 더케이손보의 규모가 크지 않아 그룹에 당장 큰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보험업계가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점도 인수 효과를 지연시키는 이유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꾸준히 밀어준다면 멀지 않은 기간 안에 새로운 손보사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러한 계획이 맞아떨어지면 가까운 시일 내에 신한·KB금융그룹이 벌이고 있는 ‘리딩금융’ 경쟁에도 참여할 수 있다. 분위기는 좋다. 하나금융은 작년 지주사 출범 후 최대 당기순익인 2조 4084억원을 거뒀다. 실적이 올라가면 그만큼 추가적인 M&A에 나서기 위한 실탄도 확보된다.  

 

물론 하나금융의 실적은 리딩금융 경쟁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1위 신한금융과 2위 KB금융은 각각 3조4035억원, 3조311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비교해 1조원 가량의 격차로 앞서나가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투를 중심으로 하나금융 비은행계열사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인수합병을 진행하면 격차는 빨리 줄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김예경 나이스신용평가사 연구원은 "금융지주는 은행 부문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큰 상황이지만 시중금리 하향에 따라 금융지주 수익성 개선에도 제약 요인"이라며 "내년부터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탈사 등 금융지주들의 대규모 M&A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