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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안전사고에 실적부진까지"...빨간불 켜진 '현대오일뱅크' 강달호號

지난해 대산공장 수증기 유출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사망
기준치 초과 배출가스 적발로 과태로 처분도…당국과 엇박자 ‘도덕성 해이’ 논란
정제마진 악화, 미-중 분쟁 등으로 실적 부진…IPO 여부도 ‘글쎄’

 

[FETV=김창수 기자] 국내 정유사 ‘빅4’중 하나인 현대오일뱅크의 ‘안전 불감증’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대산공장 안전생산본부장을 역임한 강달호 대표가 취임하며 ‘안전 최우선’을 다짐했지만 이후 잇단 잡음을 내며 다짐이 무색해진 모양새다. 정제마진 악화 등 대내·외적 원인으로 업계가 부진의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 강달호호(號)가 받아든 성적표 역시 좋지 않다. 

 

지난해 4월 18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근로자 3명이 가스에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협력업체 직원 A씨 등 근로자 3명이 공장 폐유 저장시설에서 펌프 교체작업을 하던 중 가스(유증기)에 노출됐다. 가스를 마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A씨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 27일 만인 같은 해 5월 끝내 숨졌다.

 

당시 현대오일뱅크 측은 “작업장에 쓰고 들어가는 공기호흡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유증기 누출 사고는 전년(2018년) 11월에도 일어났다. 이어 2019년 5월 현대오일뱅크는 충청남도의 충남도내 배출사업장 2곳에 대한 특별 합동점검 결과 기준치 초과 배출가스 적발로 고발 및 조업정지 등의 조치를 당했다.

 

충남도는 배출사업장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 허용 기준 초과 및 배출시설 부적정 운용 여부 등을 살피기 위해 도와 당진시, 경기도, 환경단체 관계자 등 3개 반 합동으로 점검한 결과를 밝혔다. 점검 결과 현대오일뱅크에 대해 방지시설에 딸린 기구 고장·훼손 방치 사항을 적발하고 경고 조치와 함께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당시 현대오일뱅크 사업장 굴뚝에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감시하는 디지털 자동측정 기기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측은 정확한 대기오염 물질량 측정에 필요한 ‘상태 정보’를 3년 가까이 관계 당국에 미전송한 것으로 확인돼 심각한 도덕성 해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렇듯 잇단 악재에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현대오일뱅크의 성적표엔 ‘먹구름’이 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3522억 원, 영업이익 109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0.9% 줄어든 수치다. 2019년 연간 누계 매출은 21조1168억 원, 영업이익은 5220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8%, 21% 감소했다. 

 

정제 마진의 하향 흐름이 지속되는데다 최근 신종코로나 사태까지 더해져 올해 추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달호 대표로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지난해 증시 불안정성과 회사의 체력 약화로 투자심리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결국 상정계획도 잠정 보류됐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하락과 태풍으로 인한 판매 이월, 납사크랙 하락, 사우디 공시가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HPC 투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이자비용이 늘고 부채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