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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고환율 몸살앓는 식품업계?…“다 그런 거 아냐”

26일, 원‧달러 환율 1430원 돌파…13년 6개월만
해외사업 비중 높은 식품기업, 고환율 ‘문제없어’
삼양식품 “스낵가격 올리지만 라면은 계획 없어”

 

[FETV=김수식 기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한국 경제에 비상벨이 울렸다. 고환율은 곧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서민들은 장바구니가 무거워질 만큼 무거워졌다며 한숨을 내쉬는 상황이다. 여기에 또 한 번 가격인상 소식이 연달아 들려 걱정이 깊어진다.

 

기업들도 고심이 크다. 서민들의 곡소리를 알면서도 원가부담이 점점 더 가중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가격인상 카드를 내밀고 있다. 반면, 고환율이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기업들도 있다.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무려 22원 급등하며 14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435.4원까지 올랐다. 장중 환율이 1430원을 넘은 건 2009년 3월 17일(고가 1436원) 이후 13년6개월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16일 144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달러로 원자재 구입비를 내는 국내 기업들은 원가 압박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식품업계에서 하나둘 백기를 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서민 대표 먹거리인 라면이 이미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 예정이다. 주요 라면 3사는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 15일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 각각 올렸다. 팔도는 내달 1일부터 12개 브랜드 라면 제품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인상 폭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오뚜기 도 내달 10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0% 올린다.

 

농심은 “올해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됐다”며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 다른 기업들도 같은 이유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또 다른 라면기업인 삼양식품만이 가격인상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등 라면 가격인상에 대해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라면 부문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만큼 아직은 시장 상황을 지켜볼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양식품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4575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59.07%, 81.11% 증가했다. 이중 내수와 수출액으로 각각 1413억원, 31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6.9%, 89.8% 증가한 수치다.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 대비 69%에 달했다.

 

다만, 삼양식품은 라면 대신 스낵 제품 가격을 15.3% 인상한다. 삼양식품은 사또밥, 짱구, 뽀빠이 등 3개 제품의 편의점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제품 가격은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삼양식품처럼 고환율에도 부담을 덜 수 있는 기업은 또 있다. 대표적인 식품기업이 오리온이다. 오리온 역시 지난 상반기 전체 매출 1조2805억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은 8429억원을 차지했다. 전체 매출의 65%가 러시아, 중국, 베트남 법인에서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식품업계에 가격인상을 최소화 해줄 것을 당부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최근 식품업계의 라면·스낵 등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조만간 식품 대기업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위한 업계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