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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6월 성적표 낙제점…하락률 코스피 2등 “美 금리인상·고환율 등”

 

[FETV=박제성 기자]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 삼중고로 깊어지는 경기침체 우려 속 전 세계 증시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증시 부진이 눈에 띈다. 최근 한달 새 한국의 코스닥 증시하락율은 1위, 코스피(유가증권시장)는 2위를 급락했다. 유독 한국의 증시만 깊은 늪에 빠진 모양새다.

 

26일 한국거래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말 893.36에서 6월 24일 기준 750.30으로 16.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85.90에서 2366.60으로 11.89% 급락했다.

 

특히 전세계를 대표하는 주가지수 40개 가운데 코스닥과 코스피 하락률은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업종별로 보면 국가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주가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6만원 벽도 깨지면서 5만8000원대에서 부진에 부진을 거듭 겪고 있다. 반도체주는 국내 산업의 지수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산업 테마주다.

 

코스피·코스닥 주요 종목을 편입한 KRX 업종지수 기준으로 반도체 지수는 6월 들어서만 19.57% 하락했다. 또 같은 기간 철강(-18.99%), 건설(-17.21%), 경기소비재(-14.95%), 운송(-14.58%) 등 국내 산업을 지탱하는 업종의 약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또 6월 기준 한국 증시의 수익률은 스웨덴 OMX 스톡홀름30(-11.73%), 브라질 보베스파(-11.39%), 오스트리아 ATX(-10.78%), 아르헨티나 머발(-10.49%) 등을 제치고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심지어 5월 기준 물가 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 60.7%에 이르는 아르헨티나보다 국내 증시 수익률이 저조했다. 글로벌 증시를 진두 지휘하는 뉴욕증시에서는 6월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5.33% 하락했고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4.51%, 3.92% 하락했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3중고로 경기침체로 인해 증시가 하락세지만 유독 한국 증시의 낙폭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국증시와 달리 6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5.13%, 9.25%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도 1.42% 상승했다. 한국처럼 반도체 종목에 의존도가 높은 대만증시도 한국증시만큼 낙폭은 아닌 흐름세다. 대만 가권지수가 8.95% 내려 낙폭이 큰 편이었지만 코스피나 코스닥보다는 덜 하락했다.

 

아울러 특이한 점은 전쟁을 치루고 있는 러시아가 같은 기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말 보다 17.12%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시행해 긴축행렬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뒤흔들리자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자 주요국 증시도 영향을 받아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한국 증시만 유독 부진한 모양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증권업계에는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수출 둔화,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 한국 기준금리 대비 미국 기준금리 상승 기조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등이 거론된다.

 

6월 들어 한국 수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6월1일~20일 기준 전년대비 3.4% 수출량이 감소했다. 아울러 무역적자 지속으로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 규모가 반기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자원이 없는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는 기업 실적과 주가에도 악재를 미칠 수 있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금리역전 현상이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하고 있다. 6월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5조3760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하향세이 주범이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여타 주식시장 대비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데 이는 경기 침체 시 수출둔화 우려, 외국계 자금 유출 지속, 개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수 주체 실종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오는 7월에도 금리 0.75% 인상을 예고한 만큼 7월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계 자금의 한국 자본시장 이탈 우려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