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디지털라운지'로 재편된 신한은행 평촌남지점 모습 [사진 박신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040/art_16335713652934_90172f.jpg)
[FETV=박신진 기자]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전환(DT)에 집중하면서 점포 통폐합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노년층 등 금융소외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은 최근 금융포용의 일환으로 줄어든 점포를 '무인형 점포'로 대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고객' 중심으로 영업점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기자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신한은행 '디지털라운지' 점포를 방문해 AI(인공지능)뱅커를 체험했다. 신한은행 평촌남지점은 지난 9월 6일부터 '디지털라운지'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기존 1층에 위치했던 무인점포가 '인공지능(AI)뱅커'를 도입하며 재편돼 2층으로 이전한 것이다. 디지털과 AI 기술을 도입한 시도는 신한은행이 금융권 처음이다. 해당 지점에 시범 도입된 AI뱅커는 10월 중 디지털 기기가 배치된 모든 영업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디지털라운지의 입구모습. [사진 박신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040/art_16335714229087_8accfc.jpg)
디지털라운지는 크게 화상상담이 가능한 '디지털데스크(화상상담창구)'와 자동화코너(ATM)로 구성됐다. 디지털데스크의 운영시간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같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다. "무인지점이라 운영시간이 더 길 것으로 예상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신한은행 관계자는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직원들의 근무시간과 맞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동화코너의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30분이었다.
이날 오후 디지털라운지 내부에는 열댓 명의 고객들이 있었다. 창가쪽에는 휴대폰 무선 충전이 가능한 테이블이 놓여있어 은행이라기보다는 카페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디지털데스크는 두 곳에 마련됐으며, 옆에는 입출금창구업무기와 무인카드발급기가 놓여있었다. 디지털데스크는 오프라인 점포와 동일하게 번호표를 뽑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점포에는 한 명의 전담직원이 상주해 고객이 기기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안내를 도와준다.
![(위)디지털라운지 내부 전경과 (아래)디지털데스크가 놓인 모습. [사진 박신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040/art_16335714554871_9c5f31.jpg)
기자는 디지털데스크에서 본인확인을 위한 바이오인증을 등록하고, 무인카드 발급기를 활용해 체크카드 재발급을 해보기로 했다. 창구에 앉으니 실제 은행직원의 모습과 동일한 AI뱅커가 화면에 떴다. AI뱅커는 먼저 고객의 번호표가 맞는지 확인했다. 질문은 소리와 함께 화면 내 글자로 동시에 출력돼 대답 역시 직접 소리내어 하거나, 화면의 글자를 직접 누르는 방식이다. 이어 AI뱅커는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넣어달라'고 말했다. 본인확인이 완료된 이후에는 실제 전문상담사를 화상으로 연결했다.
본격적인 바이오 인증등록을 위한 업무는 AI뱅커와 전문상담사가 함께 진행했다. 실제상담사는 본인확인을 위해 기자의 얼굴을 확인했고, 이후 AI뱅커가 진행 절차와 방식 선택, 약관 확인, 1일 이체 한도 확인 업무를 담당했다. 바이오인증 등록방식은 얼굴과 손바닥 인증 두 가지로, 기자는 손바닥 인증을 선택했다. 화면 아래에 위치한 센서에 손을 갖다 대면 정맥이 등록되는 방식인데, 기계는 한번에 정맥을 인식하지 못했다. 은행 관계자는 “신규 도입된 기기와 기존 기기를 합치다보니 오류가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열 번 가량의 시도 끝에 바이오 등록에 성공했다.
무인카드발급기로 자리를 옮겨 체크카드 재발급 업무를 봤다. 역시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투입하고 실제 직원이 직접 화상 통화로 기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후 카드선택, 약관서 동의 등 업무는 신속하게 마무리됐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 방문시 대면 직원이 직접 신분증을 복사하고, 서류를 일일이 확인했던 것과 비교해 시간도 훨씬 단축됐다.
![AI뱅커의 안내에 따라 바이오인증을 등록하고 있다. [사진 박신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040/art_16335715138613_c43137.jpg)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AI뱅커는 아직까지 개발 초기단계에 머물렀다. 업무를 보는 동안 AI뱅커가 맡은 업무는 손님맞이로 시작해 번호표확인, 실제상담사 연결에 그친다. 바이오 인증 과정동안 방식 선택, 약관 확인 등도 AI뱅커가 안내해줬지만, 기존 자동화기기에 은행원의 이미지를 더한 것에 불과했다.
또한, 디지털데스크로 처리할 수 없는 것도 많았다. 현금·통장·카드보안카드 거래는 ATM이나 영업점 창구를 이용해야 했으며, 대리인·미성년자·외국인·법인 고객 역시 영업점 창구를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실제로 이날 점포에 방문한 고객은 디지털데스크를 방문했다 영업점 창구로 발길을 돌리며 언짢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날 신한은행의 디지털 UX(사용자경험) 컨설팅을 맡고 있는 업체 '브렉스'에서 고객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었다. 고객들은 '신기하다', '간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브렉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AI뱅커의 업무는 고객응대, 번호표 확인 등 단순업무만 가능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융상품 가입 등 다양한 업무가 추가될 것이며, 12월 중엔 실제 은행원 업무의 30~40%가, 내년 3월에는 더 개선된 모습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