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올해 3분기 농사를 마친 LG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부문 신기록 갱신을 기대하고 있다. LG전자의 ‘캐시카우’인 가전과 TV 수요가 견조하다는 분석은 물론 기타 사업부문도 실적향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운임료 상승에 따른 운반비용은 최대 실적에 걸림돌로 분류되고 있다. 게다가 전장사업의 대규모 충당금 설정 등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LG전자 경영진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하면서도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트리지 못하는 이유다.
◆3분기, 역대 최대 실적 예고=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8조1536억원, 영업이익은 1조1254원이 예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9%, 17.4% 증가한 수치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전(H&A)과 TV(HE) 사업은 프리미엄 라인업 위주의 제품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부진했던 VS(전장)와 BS(비즈니스솔루션)도 손익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약세가 고무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7월 상반기, 전체 TV 패널 가운데 출하량이 가장 많은 55인치 4K LCD 패널은 평균 237달러(약 29만원)를 기록했다. 이달 말에는 220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언택트(비대면) 특수가 누그러진 만큼 앞으로도 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TV 제조사 입장에선 패널을 급하게 구할 필요가 사라진 것이다. 55인치를 제외한 32인치, 43인치 등 다른 패널의 가격도 모두 줄어들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은 북미 등 해외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순항하고 있다”며 “상업용에어컨 등 B2B 사업이 확대되면서 3분기 매출이 이례적으로 2분기보다 증가하고 유럽에서는 건조기 등 신가전을 앞세워 높은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TV는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수익성 기조를 유지하고 LCD 패널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점도 수익성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높아진 운임료...운반비 부담 늘어난 LG전자=다만, 최대 실적의 변수는 해운운임이 치솟으면서 운반비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달 24일 기준,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전주 대비 21.28포인트 증가한 4643.79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는 4000선을 넘기는 등 20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다. 컨테이너 선사들의 운임 지표로 활용되는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를 뜻한다.
해운운임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항만적체와 컨테이너박스 부족 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물동량이 증가하자 컨테이너 수요는 늘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육지에서 운송되는 컨테이너가 정해진 일정대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실제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해운업계의 8월 정시성은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 33.6%에 그쳤다. 10척의 선박 가운데 3척 정도만 정해진 일정을 지켰다는 의미다. 정시성은 컨테이너 선적의 일정 신뢰성을 나타낸다.
컨테이너선으로 가전을 해외로 수출해야 하는 LG전자도 치솟은 운임에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측은 상반기에 운반비로만 1조4629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대비 87% 이상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LG전자의 지역별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 지역 운임이 큰 문제다. 지난주 미주동안 노선 운임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1만1976달러, 미주서안은 1FEU당 6322달러를 기록했는데 모두 최고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운임료 폭등 문제는 수출기업의 공통적인 애로 사항이고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운반비도 올라갔다”며 “운임료가 오르고 있어 3분기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사업 흑자전환 시점 오리무중=시장에서는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VS 부문 흑자전환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막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앞세워 기존의 완성차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시장이 급부상 하면서 이에 따른 대비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장비를 뜻하는 전장사업은 그룹의 전사적 역량이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LG전자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연구개발 등 VS 부문에 투자되는 금액만 4조5000억원 수준으로 H&A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가전으로 쌓아온 기술력을 앞세워 미래차 시장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인수합병은 전장 부문 ‘3각 편대’를 완성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를 인수하기 위해 1조44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그룹 역사상 최초의 조(兆) 단위 투자였다. 올해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파워트레인은 모터와 인버터 등에서 생산된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데 필요한 시스템을 뜻한다.
ZKW와 마그나, 기존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사업은 자동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생산하는 LG전자의 전장 삼각편대로 불린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Information)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차량 안에서 경험하는 정보시스템을 뜻한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무선통신과 GPS 기술을 결합해 정보, 오락, 상품구매 등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와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커넥티비티 등을 개발하고 있다.
VS 부문의 흑자전환 변수로는 제너럴모터스(GM) 사태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다. 지난달 LG전자는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리콜을 위해 2346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LG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받아 이를 모듈화해 GM에 납품하고 있다. 리콜 비용을 2분기에 선제적으로 반영했지만 3·4분기에도 충당금을 추가 반영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장사업은 매년 연평균 30% 수준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 내년 매출은 1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흑자전환 지연 및 GM 관련 충당금 설정 등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여 충분한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