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대우조선해양, 수주 꼴찌라도 회사 분위기 밝다는데...왜?

등록 2021.06.07 10:44:26 수정 2021.06.07 10:51:17

5년 연속 목표수주 채우지 못한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고공행진’
올해도 수주는 35%에 그쳐, 그럼에도...“기회가 될 수 있다”
선가 오르면서 저가수주 부담 ↓…선박발주는 늘고, 선가도 오른다

[FETV=김현호 기자] 5년 연속 목표 수주를 채우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하지만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이처럼 경영실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은데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이색적인 기업이 있다. 바로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52주 신고가에 비해 떨어진 상태지만 회사의 상황과 비춰볼 때 상반된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종업계에서는 1분기부터 잇따른 수주 ‘낭보’를 전하며 고속질주하고 있다. 이런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6년 연속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에도 주식시장 반응은 뜨겁다.

 

업계에서는 저조한 수주도 대우조선해양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데다 발주량도 확대되는 등 저가 수주 위험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철강재 가격도 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플러스적 요인 등이 맞물려 향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주가 상승으로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적은 마이너스인데...주가는 ‘고공행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1조1017억원의 매출과 2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000억원 가량이 감소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75% 이상을 나타냈고 영업이익률 -20%대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이유는 그동안 이어져 왔던 수주 가뭄 속, 강재 가격 인상 등의 영향이 컸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목표 수주 달성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철광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강재값을 올리면서 1분기부터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에도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지만 주가는 거꾸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4일, 전날보다 2.6% 오른 3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나타낸 것으로 현재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만원 대를 나타냈고 올해 초에도 3만원대 벽을 넘지 못했지만 현재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11일(4만300원)에 근접한 상태다.

 

◆수주도 저조하지만...“비싼 값에 계약 가능”=대우조선해양은 올해에도 수주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량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65%, 한국조선해양은 72%를 달성하며 질주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35%에 그쳐 동종업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저조한 수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우조선해양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황기의 짧은 잔고는 오히려 신조선가가 상승한 물량을 1~2 년 후 슬롯에 채울 수 있어 장점”이라며 “컨테이너선 발주 싸이클은 정점을 지났지만 회사는 하팍로이드(Hapag-Lloyd)와 짐(Zim) 등의 옵션으로 후속 수주가 남았고 하반기 LNG선, 탱커 시황 회복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는 산업 특성상 도크를 채우지 못하면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있어 저가수주를 하더라도 선박을 확보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과 탱커 등 올해 총 31척의 선박을 선주들에 인도할 예정이고 2023년까지 인도 스케쥴이 짜여진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2024년에는 비어 있다고 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입장이지만 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영국의 조선해양 시황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말,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2014년 1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136.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신조선가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세계 경제와 해상 물동량 회복에 따라 선가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는 코로나19로 발주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수주 릴레이’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어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5월 말 기준, 1795만CGT로 지난해 전체 발주량인 2150만CGT 대비 83%에 달했다. 클락슨은 “2023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발주량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주도 저조하지만...“비싼 값에 계약 가능”=선주들 입장에선 선박을 빠르게 받고 싶어 하지만 조선사들은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약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품질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양질의 선박을 받기 위해서는 국내 조선업계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주문량이 밀리면 인도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클락슨의 예상처럼 선박 발주가 지속된다면 수주량이 높았던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보다 대우조선해양의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선가 상승이 이어져야 하고 강재 부담이 줄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 신조선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회복되지 못한 상태이며 ‘천정부지’로 오른 철광석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가에 대한 전망은 우호적인 상태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철광석과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급등해 철강재 전반의 가격 급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벌크화물운임지수(BDI) 상승을 견인하고 해운시황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어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른 선가인상이 점진적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부담에도 선가가 오르고 있다는 뜻으로 글로벌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면 선가 인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박 제조시 필요한 후판(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은 선박 제조원가에 약 15~20%를 차지해 강재 인상은 조선업계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철강가격이 인상되고 있어 조선소들의 수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 조선소의 수주선가는 하반기에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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