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한국타이어, 자동차공장 가동중단에도 미소짓는 까닭은?

등록 2021.04.15 10:22:40 수정 2021.04.15 11:16:01

잘나가는 한국타이어, 지난해 현금흐름·자산 늘어나
글로벌 車 시장, 반도체 부족해 줄줄이 공장 가동 중단
車 생산량 줄어도...RE 비중 높아 직접적인 영향 없을 듯

 

[FETV=김현호 기자] 지난해 영업 호황으로 현금자산을 쌓아올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에 예기치 않은 악재가 생겼다. ‘공급절벽’에 빠져 있는 차량용 반도체로 인해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일부 자동차 공장이 가동중단하는데 발맞춰 타이어 등 후방산업도 판매 부진을 겪는 등  악영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늦어도 내년 초에야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도 장기적인 차질이 점쳐진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의 진단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이들 기업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타이어업계 입장에선 커다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경영진의 얼굴엔 불안감을 찾을 수 없다. 왜 그럴까. 한국타이어의 경우 자동차 생산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타이어 판매량 소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서 호재는 또 있다. 최근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되는 데다 주가상승으로 자산도 크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 경영진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들이다.

 

◆호실적 올린 한국타이어, 1분기도 영업이익 ‘맑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4530억원, 영업이익은 62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5.5%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290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경우 1조608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한국타이어는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을 1657억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3%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럽과 미주 시장의 교체용타이어(RE)의 수요가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인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한국타이어 주가는 한달 만에 5만원을 넘긴 5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5만원대에 안착한 상황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과 관세비용이 본격 반영되겠지만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돼 이익 증가세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부족에...車 생산량 감소 현실화, 타이어업계는 괜찮을까=2만~3만개에 달하는 부품이 필요한 자동차는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반도체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비중이 1% 안팎에 불과하지만 조명등과 핸들, 전자열쇠, 에어백, 전방·후방 카메라 등에 필요해 반도체가 하나라도 부족하면 자동차 출고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을 줄줄이 중단하며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NXP와 인피니온 등이 수요가 높은 PC와 서버로 생산라인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PC, 서버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높고 차량용 반도체는 마진이 크지 않은 탓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들도 라인변경을 어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일제히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자동차 생산량 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2~13일,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해 2000여대가 생산이 미뤄졌고 울산공장은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중단됐다. 이로 인해 업계에는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5는 6500대 가량의 생산차질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1월부터 폭스바겐은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고 혼다, 도요타를 비롯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테슬라 등 미국기업의 공장도 멈추기 시작한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M은 다음달 10일까지 미국 캔자스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의 생산 중단을 연장했고 포드도 미국 일리노이주, 미주리주 공장의 가동을 이번 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1분기에만 130만여대의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분기, 국내기업의 생산량(95만4908대) 보다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공급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완성차업계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한국타이어는 RE 비중이 높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현재까지 자사의 타이어 공장이 중단되거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RE 비중이 높은 만큼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도 실적이 급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의 매출 비중은 교체용타이어(RE)와 신차용타이어(OE)가 각각 7:3 수준이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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