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강희태號 ‘코로나 불황’ 정면돌파 칼뽑았다

등록 2021.01.07 10:13:48 수정 2021.01.07 10:23:55

롯데자산개발로부터 280억원 들여 롯데몰 6개 점포 인수
롯데쇼핑 고강도 구조조정 지속...롭스도 흡수합병
롯데쇼핑 3분기 구조조정 효과 가시화...4분기도 상승세
체질개선도 박차...빅데이터·외부인사 영입 속도

 

[FETV=김윤섭 기자]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롯데자산개발의 롯데몰 사업을 인수하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된 오프라인 살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이 지난해초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인 만큼 오프라인을 놓칠 수 없다는 강 대표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정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재신임되면서 ‘유통왕국’ 재건 책임을 맡게된 강희태 부회장이 연초부터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만큼 올해 롯데쇼핑의 경영전략이 어떤 성과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롯데자산개발로부터 280억원 들여 롯데몰 6개 점포 인수=롯데쇼핑은 롯데자산개발이 운영 중인 잠실 롯데월드몰 등 6개 점포를 인수한다. 롯데자산개발이 수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사업과 유통사업을 통합 운영하도록 해 효율화를 꾀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양수 가액은 280억이고, 양수 일자는 내년 2월 1일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잠실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김포점·수원점·은평점·수지점·산본점 등 6개 점포의 운영을 맡게 된다. 롯데자산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타운대구의 지분 100%, 롯데프로퍼티즈(하노이)싱가포르의 지분 10%도 롯데쇼핑으로 넘어가 롯데쇼핑이 신규 사업 개발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몰 사업이 코로나 사태 이후 회복되면서 롯데쇼핑과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롯데자산개발이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롯데쇼핑에 부담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 외에 롯데몰이 떠 앉고 있는 부채상환 부담도 더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롯데자산개발은 복합쇼핑몰과 리조트 개발, 오피스 임대업 등을 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6월 말부터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7년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7년 1786억원, 2018년 1606억원, 2019년 1663억원으로 제자리 걸음 중이고 영업손실은 2017년 12억원, 2018년 170억원, 2019년 215억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본잠식 상태로 돌아섰다. 롯데자산개발은 경영난에 지난 10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부회장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데에는 롯데쇼핑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기대되기 때문이다. 롯데몰이 잘 되면 롯데쇼핑내 대부분 사업부문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온 구조조정으로 인한 외형축소 방어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각 롯데몰 내외부에는 롯데쇼핑 계열 브랜드들이 들어서 있다. 롯데몰 은평점과 수지점의 경우 내부에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유니클로 등 롯데쇼핑 내 사업부문이나 계열 및 관계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 헬스앤뷰티(H&B) 사업부 '롭스' 롯데마트에 흡수통합=강 부회장의 최우선 목표는 몸집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롯데마트에 헬스앤뷰티 사업부인 롭스를 흡수통합하면서 실적부진 사업부에 대해 과감히 손을 댔다.

 

지난달 롯데마트는 이사회를 통해 마트 부문에 롭스 부분을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마트 사업부가 롭스 사업부문을 흡수하는 형태다. 기존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의 5개 사업부문으로 유지돼 왔으나, 이번 통합으로 4개 사업 부문이 됐다. 롭스는 롯데마트 내 상품기획(MD)본부의 H&B부문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실적 부진이 통합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3년 롯데슈퍼의 TFT로 출발한 롭스는 H&B 시장 성장에 따라 덩치를 키워왔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CJ올리브영에 밀리면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롭스가 포함된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총 21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1924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계속됐다. 매장 수도 지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129개였던 점포는 올 3분기 기준 108개로 21개나 문을 닫았다.

 

내부에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롯데마트로의 편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강성현 롯데마트 신임 대표가 앞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를 맡았던 것도 통합을 압당긴 요인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롭스 대표를 역임하면서 당시 매장을 단기간에 100개 가량으로 늘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간 주요 인사에서 정통 롯데맨을 중요시했던 롯데그룹이 외부 출신인 강대표를 롯데마트 대표에 맡길만큼 강 대표에 대한 신뢰는 매우 두텁다는 평가다.

 

◆ 롯데쇼핑 구조조정효과로 지난해 3분기 호실적...구조조정 지속=롯데쇼핑이 사업부를 흡수 통합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지면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데에는 지난해 3분기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액이 4조1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8% 증가한 1111억원, 당기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몸집줄이기에 들어선 만큼 매출은 줄었으나 비용을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특히 대형마트(롯데마트) 매출이 1조59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160% 신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부진점 영업 종료 등 경영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2년내 총 200여개 매장이 감소하면서 가벼워진 손익구조가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효과는 2021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를 6000억원 수준, 연간 2000억원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회사 5개 사업을 총괄하는 HQ(헤드쿼터) 기획전략본부장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영입하면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획전략본부는 롯데쇼핑내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롯데쇼핑내 요직으로 분류되는 자리에 외부 인사를 앉힌 것은 롯데쇼핑 창사이래 처음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한 사실 자체가 신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신임 본부장은 1999년 신영증권 기획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보스턴컨설팅그룹, AIG 기획·마케팅, 웅진그룹 서울저축은행 감사위원, 동아쏘시오 경영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은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강희태 부회장은 직접 HQ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HQ의 주요 업무에는 쇼핑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이커머스 방향 정립 등이 있다"며 "유통 경험은 없지만 전략적인 기업 경영을 많이 한 분으로 우리 조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 본부장 선임 배경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롯데쇼핑 최근 외부인사 영입, 빅데이터 TF팀 출범하며 체질개선 박차=최근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도 나선다. 롯데그룹 유통BU는 지난달 1일 강 부회장 직속 TF인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를 공식 출범하고, 윤영선(46)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TF장 겸 CDO(데이터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IT공룡에 맞서 '데이터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강희태 부회장 직속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TF를 설치하고, 각 계열사에서 수집한 유통데이터를 한데 모아 맞춤형 쇼핑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윤 상무는 롯데그룹내 손꼽히는 빅데이터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SK와 KT에서 빅데이터 분석 팀장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쌓은 그는 2018년 롯데정보통신 AI Biz센터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롯데정보통신 빅데이터사업 부문장을 맡았다.

 

TF가 추진하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우선 지난 4월 출범한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출시 당시부터 ‘검색창이 없는 쇼핑몰’을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그들이 원할만한 상품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론칭 이후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오면서 들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한 달간 방문 고객이 롯데온 론칭 직후(5월) 대비 68.7% 증가했고 고객 1인당 평균 결제액도 같은 기간 25.6% 늘었다. 월간 결제금액은 5월보다 두 배 넘게 급증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됐던 대형 행사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실적이 고공성장했다. 9월에는 매월 첫 번째 월요일마다 '퍼스트먼데이' 행사를 정기화했으며 10월과 11월에는 각각 '롯데온세상', '어게인 롯데온세상'을 진행했다.

 

박달주 롯데e커머스 전략기획부문장은 "롯데온이 9월부터 적극적인 대 고객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매출은 물론 방문 고객 수, 고객당 월평균 결제 금액, 셀러 수 및 전시 상품 수 등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마케팅 활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연말과 내년 명절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섭 기자 dbstjq6634@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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