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251/art_16082532287937_180791.jpg)
[FETV=김윤섭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CJ올리브영 프리IPO(기업공개) 본입찰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해 코로나19속 이어져온 정지선 회장의 공격경영이 내년에도 계속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보이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 오픈에 이어 인천공항면세점 진출, 클린젠SK바이오랜드 인수까지 진행하면서 그간 조심스러운 경영자라는 평가를 뒤엎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면세점과 화장품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고 그룹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첫 ‘갤러리形 프리미엄아울렛’인 스페이스원을 남양주에 오픈하면서 공격경영의 방점을 찍었다. 특히 내년 초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여의도 파크원점 오픈을 앞두고 있어 정 회장이 올해와 같은 경영기조를 통해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지 주목되고 있다.
◆ 현대백화점그룹 올리브영 오너일가 소수지분 본입찰 참여 공식화=CJ올리브영 프리IPO(상장 전 지분매각) 본입찰에 현대백화점그룹과 국내외 사모펀드 등 6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17.97%)과 이 회장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올리브영 소수 지분이다.
CJ그룹은 오는 2022년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에 앞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 전 투자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CJ 측에서는 매각가로 3000억원 수준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입찰은 경영권 없는 일부 지분 매각임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몰렸다. 올리브영이 국내 1위 헬스앤뷰티(H&B) 스토어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 매장 수는 올 3분기 기준 1252개다.
![[사진=CJ올리브영]](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251/art_16082532732568_5b2734.jpg)
현대백화점그룹도 올리브영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유통인프라와 올리브영의 유통인프라의 시너지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 전환이 늦었던 현대백화점 입장에서 최근 올리브영이 온라인몰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는 점도 이번 입찰 참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화장품과 면세점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초 시내면세점에 이어 인천공항면세점까지 진출하면서 면세업계에서 단번에 4위로 등극했고 패션업체인 한섬을 통해 클린젠 인수, 천연화장품 원료 1위 회사 SK바이오랜드까지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 클린젠 인수, SK바이오랜드 이어 올리브영 지분인수 도전=SK바이오랜드는 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으로 1995년 설립됐으며, 2015년 SK 계열사로 편입됐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SK바이오랜드 인수로 3대 핵심사업인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 패션(한섬), 리빙·인테리어(리바트·L&C)에 이어,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패션사업에만 집중해온 한섬이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내년 첫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異種)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타임, 마인 등 기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한섬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사업 진출 2년만에 빠르게 자리를 잡은만큼 다소 늦은감이 있는 화장품 사업에서도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251/art_16082532291699_59a27f.jpg)
◆ 면세점 2년만에 다크호스 등극, 오프라인·화장품 승부수 통할까=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8년 11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첫 번째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면세업계에 발을 들였다. 약 1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서울 시내 대기업 신규 면세점 특허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두 번째 사업권을 획득하고 지난달 동대문 두타몰에 두 번째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후발주자인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올 3월에는 면세 빅3인 롯데, 신라, 신세계를 모두 제치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DF7(패션·잡화) 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공항면세점까지 진출에 성공했다. 사업진출 2년만에 면세 빅3를 위협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수적인 만큼 정지선 회장의 확장정책은 면세점 사업 실적도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다. 2018년 3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688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고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전년보다 78.0%나 성장한 4525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 3분기 매출액만 2554억원으로, 업계 3위 신세계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실 규모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영업손실은 2018년 419억원에서 지난해 712억원으로 늘었으나 올 3분기까지는 4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1% 줄었다. 올 들어 분기 영업손실도 1분기 194억원, 2분기 181억원, 3분기 118억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내년 2월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사진=현대백화점]](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251/art_1608253228513_7772f5.jpg)
◆ 내년 2월 승부수 여의도점 오픈 예정...오프라인 확장 계속=정지선 회장의 광폭 행보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면세점, 프리미엄 아울렛 등 오프라인 확장에 나섰던 현대백화점 그룹은 내년 초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여의도 파크원점 오픈을 통해 공격경영에 방점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소매/유통 2021년 연간전망에서 “현대백화점에 있어 2021년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2월 예정된 파크원점의 출점이 될 것”이라며 “올해 있었던 출점 사이트(장소)와는 다르게 서울 중심부에 신규 오픈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파크원점은 여의도에 문을 열 국내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비상이 일상인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창사 첫 계열사 매각부터 사업영역 확장, 면세점, 아울렛, 백화점 출점까지 코로나라는 전례없는 불황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정지선 회장이 유통업계의 주도권을 쥐고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