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함’ 선택한 이재현 CJ회장, 변화 통해 그룹 체질 개선 속도 높인다

등록 2020.12.14 09:43:30 수정 2020.12.14 10:14:01

CJ그룹 10일 정기인사 단행...제일제당 등 8곳 CEO 교체
젊은 임원 전진배치...“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 선제대응”
장녀 이경후 상무 부사장 승진...그룹 미디어 사업 이끈다
이재현 회장 물류, 식품, 미디어 3대 사업으로 그룹 체질 개선

 

[FETV=김윤섭 기자] 이재현 CJ그룹이 지난 10일 정기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제일제당 등 8곳의 CEO를 교체하면서 과감한 변화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CJ는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사업환경 변화 등 대내외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미래 대비에 나설 수 있는 CEO들을 선임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 CJ그룹 10일 정기인사 단행...제일제당 등 8곳 CEO 교체

 

주요 인사를 살펴보면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는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이,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에는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가, CJ ENM 신임 대표이사에는 강호성 CJ주식회사 경영지원총괄이 각각 내정됐다.

 

또 △CJ CGV 허민회, △중국본사 윤도선, △CJ프레시웨이 정성필, △CJ푸드빌 김찬호, △CJ LiveCity 신형관, △CJ Feed&Care 김선강 대표이사가 각각 내정됐다.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에는 임경묵 전략기획팀장이 선임됐다.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강신호 대표는 코로나19속에서 CJ제일제당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CJ대한통운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관련 노조와 갈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강신호 대표가 CJ제일제당을 이끈 올해 CJ제일제당은 코로나가 무색한 실적 방어력을 과시했다.

 

CJ제일제당은 올 3분기 전년 동기대비 8.2% 성장한 6조3425억원, 영업이익은 47% 늘어난 4021억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 CJ대한통운 실적 제외시, 매출은 8.8% 늘어난 3조7484억원, 영업이익은 72.2% 늘어난 3117억원을 기록했다. 식품∙바이오 등 해외 사업과 국내 가공식품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고, 전 사업부문에 걸쳐 사업구조 혁신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고강도 체질개선을 통한 선제적 위기 대응에 나선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둔 ‘혁신성장’에 주력한 결과, 글로벌 위기 상황에도 꾸준한 성과를 냈다”면서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략적 R&D투자 및 구조적 경쟁력 확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호 대표의 뒤를 이어 CJ제일제당을 이끌게 된 최은석 대표는 그룹내 전략통, 재무통으로 불리며 앞으로 제일제당의 재무건전성 확보는 물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의 사업제휴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네이버와 CJ는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전략제휴를 맺으면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CJ그룹이 네이버의 자사주 1.28%(6000억원)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자사주 7.85%(3000억원) ▲CJ ENM 자사주 4.99%(1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26%(1500억원)를 갖는 구조다.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은 “이번 제휴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두 기업이 만나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장녀 이경후 상무 부사장 승진...그룹 미디어 사업 이끈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는 CJENM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미디어사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이경후 상무가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장남인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복귀가 늦어지면서 이경후 상무의 역할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경후 상무는 2017년 3월 상무대우로 임원 승진한 데 이어 그해 11월 상무로 한 차례 승진했다. 이후 3년1개월 만에 부사장 대우에 오르게됐다. 특히 CJ ENM이 올해 코로나19여파로 적자전환 하는 등 실적이 하락세인 가운데 신임을 받은만큼 더욱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이경후 상무는 1985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학과 졸업 이후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학위까지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2011년 7월 지주사인 CJ의 사업팀으로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CJ오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방송기획 관련 조직에서 사업 경험을 쌓다가 2016년 미국에 건너갔다. CJ 미국지역본부에서 통합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며 식품·물류·문화 콘텐츠 등 그룹의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직접 참여했다.

 

미국사업에서 이 상무는 본인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이 상무가 미국지역본부에 합류한 이후 CJ의 북미 사업이 더욱 순항해 나갔고 한류 콘서트 케이콘, 비비고 등을 성공시키면서 CJ의 북미 사업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2018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면서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미디어사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미경 부회장은 그간 엔터테인먼트와 영화 등 미디어 사업 확장에 주력하며 CJ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문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이재현 회장 물류, 식품, 미디어 3대 사업으로 그룹 체질 개선 박차

 

이재현 회장이 정기인사를 통해 변화를 선택하면서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추구하고 있는 그룹의 체질 개선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CJ제일제당(식품)·CJ대한통운(물류)·CJ ENM(미디어) 등 3대 주력 계열사를 중심 사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현 회장은 월드베스트 전략을 선포하며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그룹의 외형성장에 힘을 쓰던 전략에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의 전략으로 궤도를 변경해 올해 코로나19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끌어내고 있다.

 

우선 코로나19사태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외식사업의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300여개의 매장을 가진 뚜레쥬르를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이번 매각 시도는 외식 사업을 중심으로 CJ푸드빌을 재편하는 동시에, 그룹 차원에서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면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 당시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의 다른 브랜드보다 이익기여도가 높은 알짜브랜드였다.

 

CJ CGV도 몸집줄이기에 나섰다. CGV는 향후 3년간 전국 직영점 119개 중 35~40개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더 큰 출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지난 7월에는 324억원 규모의 베트남 현지 부동산 법인 지분을 모두 매각했으며, 지난 연말에는 중국과 베트남·인도네시아 통합법인 CGI홀딩스 지분 28.57%를 MBK파트너스·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에 팔았다.

 

이 회장의 과감한 새판짜기의 배경에는 CJ제일제당이 있다. 지난 코로나19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변화를 택한 이재현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룹의 체질 개선과 함께 포스트코로나 대응에 나선 가운데 내년 유통업계의 주도권을 쥘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윤섭 기자 dbstjq6634@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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