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후 CJENM 부사장. [사진=CJ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01250/art_16075805464387_9c79bf.jpg)
[FETV=김윤섭 기자] 이재현 CJ그룹의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가 10일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CJ그룹은 10일 총 7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발령일자는 14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이경후 상무가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장남인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복귀가 늦어지면서 이경후 상무의 역할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경후 상무는 2017년 3월 상무대우로 임원 승진한 데 이어 그해 11월 상무로 한 차례 승진했다. 이후 3년1개월 만에 부사장 대우에 오르게됐다. 특히 CJ ENM이 올해 코로나19여파로 적자전환 하는 등 실적이 하락세인 가운데 신임을 받은만큼 더욱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이재현 회장이 본인 소유의 CJ 신형우선주 184만 1336주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와 이선호 전 부장에게 92만 668주씩 증여하면서 CJ그룹의 경영 승계작업이 더욱 앞당겨 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에서 증여세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는 보통주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어 지분승계 수단으로 이용된다.
2018년 이재현 회장이 이경후 상무를 CJENM으로 발령내자 CJ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이선호 부장에게는 CJ그룹의 전반적 경영과 바이오, 식품사업을 맡기고 이경후 상무에게는 미디어사업을 맡겨 이재현 이미경 남매의 역할을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경후 상무는 1985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학과 졸업 이후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학위까지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2011년 7월 지주사인 CJ의 사업팀으로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CJ오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방송기획 관련 조직에서 사업 경험을 쌓다가 2016년 미국에 건너갔다. CJ 미국지역본부에서 통합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며 식품·물류·문화 콘텐츠 등 그룹의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직접 참여했다.
미국사업에서 이 상무는 본인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이 상무가 미국지역본부에 합류한 이후 CJ의 북미 사업이 더욱 순항해 나갔고 한류 콘서트 케이콘, 비비고 등을 성공시키면서 CJ의 북미 사업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2018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면서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미디어사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미경 부회장은 그간 엔터테인먼트와 영화 등 미디어 사업 확장에 주력하며 CJ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문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경후 상무가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지면서 남편 정종환 CJ미주본사 대표도 그룹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그대로 보직과 직급이 유지돼면서 재신임 받았다.
이목이 쏠린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의 복귀는 무산됐다. 이 전 부장은 지난해 대마초를 소지하고 피운 사실이 적발돼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데 따라 올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
CJ그룹 인사 시기가 다가오면서 그룹 안팎에서 이 전 부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