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취득에서 영업까지”...보험설계사 '디지털 시대' 성큼

등록 2020.10.21 10:52:43 수정 2020.10.21 11:50:33

시간·장소 한계 극복 효율성 기대...무분별한 자격 남발 우려도

 

[FETV=권지현 기자] “성과부담·출퇴근 제로(0), 온라인으로 2주 안에 설계사 자격 취득·취업까지...”

 

보험설계사 모집부터 교육과 활동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설계사의 상품 판매를 돕는 수준에 머물렀던 보험사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시대 흐름 속에 보험사와 설계사 양 측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보험설계사의 디지털화가 계약자에게도 득이 되는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설계사 자격 획득, 교육, 영업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라이프 MD’를 선보였다. 업계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영업 채널인 설계사의 디지털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라이프 MD가 기존 보험사 앱과 가장 큰 차이점은 ‘설계사 양성 과정’의 온라인화다. 통상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점장 면접→단장 면접→보험사 교육→보험협회 설계사 시험→보험연수원 교육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약 2개월간의 과정이다.

 

반면 한화생명의 디지털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2주 내 설계사 자격을 얻을 수 있다. 2차에 걸친 오프라인 면접은 온라인 지원 후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합격’이라는 절차가 대신하며 교육 과정은 라이프 MD 앱에 마련된 강의 영상 수강으로 대체된다.

 

설계사 시험 합격을 위한 인공지능(AI) 진단 테스트와 요약집도 준비돼있다. 자격시험 합격 후 온라인으로 보험연수원 교육을 이수하고 설계사 위촉계약서에 디지털 서명을 하면 한화생명 소속 정식 설계사가 된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것은 생명보험협회가 주관하는 자격시험 응시 하나뿐이다.

 

라이프 MD 도입으로 한화생명은 이전에 비해 전속설계사 확보에 필요한 기간·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구직자도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험설계사로 손쉽게 취업할 수 있다.

 

설계사 디지털화는 보험업계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생명은 설계사 교육에 디지털을 접목했으며 향후 설계사 모집에까지 온라인 영역을 넓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설계사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교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삼성생명 설계사는 교육 전용 앱 ‘스마트쏙쏙’을 통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신인설계사 교육, 상품·컨설팅 교육, 아침 지점 조회, 각종 세미나 등에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설계사의 디지털 기기 사용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상품판매와 계약 과정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신한생명도 설계사 관련 디지털화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모바일 기반의 현장 완결형 시스템을 통해 설계사들을 도울 예정이며, 한화손해보험은 한화생명과 발맞춰 라이프 MD를 통해 설계사가 되는 과정을 온라인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설계사 자격취득을 위한 교육과 모집 과정 등이 디지털로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기존보다 단축된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전문 자격인 보험설계사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자칫 '비효율 설계사'를 대거 양성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형 생보사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바람이 한창인 보험사들이 설계사 자격 취득을 마치 '운전면허 자격증'을 따듯이 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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