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연우 변호사] 매일 출근하는 나의 일터는 바로 서울역 옆에 자리 잡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관문인 이곳을 지나노라면 무수히 많은 표정과 삶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아침부터 바쁘게 기차를 타고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 여럿이 모여 여행 가방을 들고 가는 들뜬 표정의 사람들, 그리고 거처 없이 역 주변을 회하는 사람들까지.
출근시간에 맞춰 나 역시 바삐 움직여야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 앞에 오늘 하루도 살아 있음을 느끼는 시간이 시작된다.
어려서부터 사람과 여행을 좋아했던 나는 운명처럼 많은 사람과 인연이 스쳐지나가는 곳이 생활의 터전이라는 게 항상 즐겁고 감사하다.
세상이 늘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겠지만 요즘은 유독 오랜 시간 공론화되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연일 세간의 화제가 되는 혁명의 세상이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과 달리 세상은 혁명처럼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빚어진 일들이고 궁극적인 해결 또한 관계의 회복이다. 그 해결을 위한 노력이 누구 혼자만의 것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 한 분야의 힘으로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 혁명적인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 본다면 홀로 노력해 바꿀 수 있는 세상이 아니고 나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기에 하루하루 밥벌이에 만족하고 거창한 꿈이 아닌 소박한 행복을 바라며 살아가게 된다.
다만 필자의 직업적 특성상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상담하게 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것 외에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누구나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순수한 믿음이 지켜지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대한민국 수도의 얼굴인 서울역을 오가는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또 하루를 마무리 한다.
여행에 설레는 일터로 향하고 돌아오는 또 가끔은 정치적·집단적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시위하는 서울역의 다양한 표정 속에서 어쩌면 혁명의 시대를 지나 ‘관계 회복’이라는 희망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