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과 지성규 그리고 강성수"...금융권 자사주 왕중왕은 누구?

등록 2020.08.11 13:12:22 수정 2020.08.11 15:28:24

 

[FETV=권지현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사주' 매입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은행·보험·증권·카드 등 업종도 가리지 않는다. 통상 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의 대내외 표명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 속에서 CEO들이 수익성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 CEO들의 자사주 매입이 올 하반기 ‘주가 상승’이라는 화답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올해만 4번째 매입=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자사주(우리금융지주) 5000주를 매수했다. 손 회장은 이번 매수로 우리금융 주식 총 8만3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날 우리금융 주가는 전날(8640원) 대비 2.89%(250원) 상승한 88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손 회장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4번째다. 횟수 면에서 금융권 전체 ‘1등’이다. 앞서 손 회장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6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3, 4월에도 각 5000주를 매입했다. 이원덕 우리금융 부사장도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7000주를 매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두 번에 걸쳐 총 7668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월 2000주를 매입한 김 회장은 4월에도 5668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김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 주식은 총 6만5668주로 늘어났다. 하나금융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주가 하락세가 연일 지속되던 지난 3월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도 자사주 5000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같은 달 선임된 이진국 부회장은 4월 자사주 100주를 매입했다. 하나금융 주가는 올 봄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폭락을 맞았다. 연초 3만5000원을 상회하던 주가는 3월 23일 기준 1만8450원까지 급락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총 4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김 회장 외 JB금융 경영진 6인도 같은 달 자사주 총 7만8000주를 매수했다. CEO 및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면에서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은 지난해 36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3210억원) 대비 12.8% 성장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3월 자사주 1만주를 사들였다. 지난 2월 5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2번째다. 이로써 김 회장은 총 2만5000주의 자사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올 들어 김 회장을 포함해 DGB금융과 대구은행 임원들이 매입한 자사주 및 우리사주는 규모는 약 8만주에 달한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취임 다음날 매입=은행권 CEO 중에서는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대표적이다. 지 행장은 행장 취임 다음날인 지난해 3월 22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4000주를 매입했다. 그는 지난 4월 하나금융 주식 5000주를 추가로 매입해 현재 자사주 1만9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 11일 우리금융 주식 5000주를 사들였다. 카드사 CEO 중에서는 지난 3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1260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 한 달 동안 ‘14번’ 사들여=보험권에서는 올해 3월 취임한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눈에 띈다. 강 대표는 지난 3월 총 14회에 걸쳐 자사주 7만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강 대표의 ‘14회’에 걸친 자사주 매입은 그만큼 그의 절박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순손실 610억원을 내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신임 대표로서 책임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한화손보 주가(종가기준)는 2775원으로, 강 대표가 자사주를 사들일 당시 평균 주가(1095원)보다 153%(1680원) 폭등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도 적자 전환과 주가 급락이 맞물린 시기 자사주를 사들였다. 여 대표는 지난 3월 자사주 3만주를 매입해 현재 12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작년 1395억원의 순손실을 내 20년 만에 적자를 냈다. 급기야 한화생명 주식은 1주당 1000원을 밑도는 ‘동전주’로 전락했다. 이후 한화생명은 순익 향상과 주가 반등에 성공해 올 1분기 478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주가 역시 1500원대로 올라섰다.

 

삼성그룹 보험 계열사 CEO들도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지난 3월 취임 나흘 만에 삼성생명 자사주 6000주를 매입했다. 올해로 임기 3년째를 맞는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는 앞선 2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797주를 매입했다.

 

이들 두 CEO의 자사주 매입 시점은 회사 경영 상황과 맞닿아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익이 반토막이 났다. 2018년 1조7978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8338억원으로 53.6%나 급감했다. 삼성화재도 최 대표가 자사주를 사들일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6430억원의 순익을 거둬 전년(1조679억원) 대비 39.8% 이익이 줄었다.

 

이 밖에 최석중 사장(3만5000주)을 비롯한 KTB투자증권 경영진도 지난 3월 자사주를 잇달아 매수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은 2월 KB금융 주식 5000주를 사들였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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