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때문에 운명 뒤바뀐 항공업계…하반기엔?

등록 2020.08.10 09:33:14 수정 2020.08.10 09:33:32

화물수송으로 버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 매출 90% 이상 ↑
적자 확대된 제주항공, 국제선 수요 감소로 LCC업계 줄줄이 적자 예상
‘협동체’ 구조로 화물운송에 기대지 못하는 LCC, “뾰족한 묘수도 없다”

[FETV=김현호 기자]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가 2분기에 각각 ‘어닝서프라이즈’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FSC와 LCC 모두의 경영난을 예고한 항공전문가 전망을 뒤집는 결과다. 그럼 하반기 전망은 어떨까. 항공업계는 휴가와 방학이 겹치는 3분기 ‘대목’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엔 흑자와 적자를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한 줄타기 현상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흑자 전환된 항공사 'FSC 형님들’…화물에 웃었다=국내 항공사 점유율 1위 기업인 대한항공은 2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6909억원, 영업이익은 14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828억원의 적자를 올렸던 것과 달리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직원의 급여반납과 항공 화물 부문이 큰 성과를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항공화물의 약 45%는 여객기의 화물칸인 벨리 카고를 통해 수송된다.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 시트 백을 설치하는 등 화물부문에 집중했고 실제 화물부문은 흑자전환의 주요 요인이 됐다.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부문 매출은 1조22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5% 상승했다. 반면, 여객부문의 실적은 같은 기간 92.2%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항공화물에 힘입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기준 2분기 매출 8186억원, 영업이익 115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전환 된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1억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벨리 카고 영업에 집중했고 그 결과, 화물부문 매출은 9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CC, 줄줄이 ‘적자’ 예고…역발상도 힘들다...=FSC와 다르게 LCC는 초상집 분위기다. 흑자기록은커녕 적자가 오히려 확대됐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분기, 전년대비 88.5% 급감한 360억원의 매출과 8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657억원의 적자를 고려하면 상반기에만 150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도 조만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적자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CC업계는 매출의 70%를 국제선 노선을 통해 확보하는데 여객 수가 전년대비 97% 이상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수익 회복을 위해 FSC처럼 벨리 카고를 이용한 ‘역발상’을 시도하기도 힘들다. LCC는 항공기 내부의 복도가 하나인 ‘협동체’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희비 엇갈린 항공업계 하반기는?=항공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임금 삭감과 무급 휴직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 회복에 가장 큰 변수인 여객 수요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대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선 수요는 일부 살아나고 있으나 국제선은 자가 격리 조치 해제, 백신 개발 전까지는 부진할 전망”이라고 했다.

 

FSC는 화물운송에 계속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어려운 영업환경이 예상되지만 방역물품 및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 및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 추가로 공급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LCC는 국내선 노선 확대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체력’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 반전에 뾰족한 묘수가 없어 하반기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유상증자를 시도하며 현금 실탄을 확보하려 했지만 티웨이항공은 청약 참여율이 저조해 자금 수혈에 실패했고 제주항공은 두 차례나 유상증자를 연기했다.

 

진에어도 지난 5일,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로 1092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고운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의 감소가 코로나19 초기,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장기화 돼 2021년까지 국제선 여객수요의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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