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만 같아라'...윤종규 회장, 푸른덴셜생명 인수작업 '착착'

등록 2020.07.10 14:41:33 수정 2020.08.11 14:38:37

신종자본증권 증액, 투자 유치 등 자본확충 잇단 성공
사모펀드 사태 빗겨나...2분기 실적도 '맑음'

 

[FETV=유길연 기자] 자본확충 등 KB금융그룹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생명보험' 강화의 큰 그림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금융의 생명보험사 강화를 위한 ‘마스터 키’다. KB생명은 규모가 작고 업계 위상이 낮은 탓에 KB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생보사 부문은 ‘약한 고리’로 지적받아왔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윤 회장은 오래 전부터 생보사 인수를 추진해왔고 이번에 ‘알짜 생보사’로 통하는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 총액을 당초 3000억원에서 1000억원 늘어난 4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조사에서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금액이 몰리자 증액을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발행 규모를 늘리는 데 성공한 것은 중요한 성과라는 평가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확보한 금액 가운데 3700억원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으로 사용된다. KB금융은 지난 4월 푸르덴셜생명을 2조265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한 해 당기순익(연결기준)으로 3조원을 넘게 벌어들이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는데 자금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중레버리지 비율 규제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총액을 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이 지주사가 무리한 차입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들이 레버리지 비율 13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KB금융이 이중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주사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KB금융의 3월 말 레버리지 비율은 자회사 출자총액 24조2121억원, 지주사 자기자본 19조2471억원으로 약 125.8%다. 자회사 출자총액에 푸르덴셜생명 인수 금액인 2조2650억원을 더하면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약 137%로 당국의 권고치를 7%포인트 웃돌게 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만기가 없는 영구채 형태로 발행되며, 회계 기준 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융상품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중레버리지 비율의 분모인 자기자본이 늘어나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낮출 수 있다. 

 

 

KB금융은 최근 세계 3대 사모펀트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으로부터 투자도 이끌어냈다. KB금융이 자사주를 근거로 발행한 교환사채(EB)에 칼라일그룹이 24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투자와 함께 KB금융은 칼라일과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칼라일과의 협력은 KB금융이 투자금 확보와 함께 세계적 운영사로부터 자본시장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자본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회도 챙기는 ‘일석이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SK(주) 지분 처분로 확보한 5000억도 푸르덴셜생명 인수 완료에 있어 호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대금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SK지분 처분으로 얻은 금액은 국민은행이 배당 형식으로 KB금융에 보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주식 매각으로 얻은 금액은 국민은행 자본계정인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되고, 배당은 이익잉여금에서 나온다. 

 

한편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완료되면 1000억원 넘는 순익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신한금융과의 당기순익 격차가 올해 시작부터 1900억원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 은행·증권사를 곤란에 빠트리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은 크게 연루되지 않으면서 2분기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문제가 된 사모펀드를 비용처리 하는데 1500억원 가량이 소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의 향방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증액 발행에서 확인했듯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작업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나머지 절차도 문제 없이 마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길연 기자 gilyeonyoo@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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