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스타항공 노조, “제주항공 책임져라” 요구

등록 2020.07.08 17:40:26 수정 2020.07.08 17:41:27

“선결조건 1000억원 해결하라”…불가능한 요구에 결의대회 갖은 이스타 노조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하는 제주항공,…“선행조건 해소하지 못하면 계약파기”
계약 파기, 10영업일 코앞으로…M&A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스타항공 최종 파산

 

[FETV=김현호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애경산업 본사에서 애경과 제주항공 경영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8일 오후 3시30분, 고의적 구조조정과 임금체불로 이스타항공을 ‘셧다운’ 시켜 만신창이로 만든 경영진들을 ‘악질’이라고 규정했다.

 

이스타항공 노조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는 인수합병(M&A) 당사자인 제주항공과 모회사 애경산업, 실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 민주당을 규탄하며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노조는 ‘이스타항공 사태, 정부여당이 해결하라’, ‘고의적 파산, 제주항공 규탄한다’는 팻말을 들고 뜨거운 아스팔트위에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급여 지급이 안 된지 135일이 지났다”며 “고통스러운 삶이 지속됐고 가족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애경과 제주항공, 두 자본이 이익만 빼먹었다”며 “파렴치한 애경과 제주항공의 잘못을 알리기 위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잘못 했기에 피해를 입어야 하냐”면서 “권리의 문제이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 객실승무원은 “구조조정 불안에 6개월 동안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는데 제주항공이 손님과 노선을 빼앗아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며 “알바도 구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목소리를 높여 5일 날 월급통장을 열어보는 그날까지 힘내자”고 전했다.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이상직 의원을 언급하고 M&A의 문제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체불임금을 깎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는 “횡령과 배임 혐의가 있고 3000만원으로 아들, 딸에게 수백억 원의 차익을 안겨준 인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250억원의 체불임금 등 선행조건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달 15일, “계약을 해제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 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3월, 셧다운에 들어가 3개월 째 매출이 없어 일주일 안에 제주항공의 요구를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양측은 ‘진실게임’을 벌이며 책임공방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6일, 최종구 대표와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의 녹취를 공개하며 “이 대표가 구조조정을 지시했고 체불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말도 했다”며 “경영개입이 명백해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지난 6~7일, 두 차례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은 3월2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전부터 구조조정 계획을 수차례 언급했다”며 “SPA 이후 매수인으로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문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두 대표의 이야기는 쌍방간 계약진행을 위해 논의하고 상호노력하자는 얘기이며 어디에도 제주항공이 지시하는 대화 내용은 없다”면서 “체불임금은 딜 클로징을 빨리해서 지급하자는 원론적인 내용이며 클로징 전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리스료 등 매달 250억원의 빚이 새로 쌓이고 있어 올해 말까지 부채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M&A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수순을 밝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제호: FETV | 명칭: ㈜뉴스컴퍼니 | 등록및발행일: 2011.03.22 | 등록번호: 서울,아01559 | 발행인·편집인: 김대종 | 편집국장: 최남주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6길 23, 901호(여의도동,산정빌딩) | 전화: 02-2070-8316 | 팩스: 02-2070-8318 Copyright @FETV. All right reserved. FETV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