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달러의 ‘위력’이 위기 때 더 빛나는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대표적인 외화보험인 '달러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주요 달러보험 판매 보험사의 초회 보험료는 지난 2015년 1380억원에서 2018년 5736억원으로 3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상품을 말한다. 안정성과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화 보험 상품보다 약 1%포인트 정도 높은 공시이율이 적용돼 자녀 유학자금, 이민자금 등을 마련하는 데 효과적이다. 세제 혜택도 제공된다. 저축성 보험의 계약 기간이 10년을 넘고 5년 이상 매달 납입하면 이자 소득에 대한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보험계약 만기 때 외화로의 보험금 수령을 원화로 변경할 경우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달러보험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환율 변동에 대처할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달러 가치가 뛰었다고 중도에 보험을 해약하면 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수도 있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은 외화보험이 환율변동에 따라 소비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달라질 수 있어 가입 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국내 달러보험시장은 환 헤지나 운용 측면에서 국내 보험사보다 유리한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 AIA생명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가 주도하고 있다.
푸르덴셜은 3%대 확정 금리형 달러보험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 2018년 9월 출시한 달러보험의 올해 1분기 신계약 건수는 5335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일시납 연금, 월납 연금, 종신보험 등 달러 상품 라인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달러보험의 총 누적판매 건수 3월 말 기준 11만6000건, 누적 초회보험료는 330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에만 2만건가량 판매됐다. 메트라이프생명도 달러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출시하며 ‘입지 다지기’에 분주하다.
AIA생명은 가입 시점 금리로 최대 10년간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달러보험을 출시해 금리연동형의 경우 미국 금리 수준에 따라 만기 보험금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제대로 공략했다.
반면 삼성·한화·교보·NH농협생명 등 대다수 국내 생보사들은 달러보험을 팔지 않고 있다. 상품 개발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변동성이 적지 않기에 구체적인 상품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변화의 움직임은 있다. 올해 초 KDB생명, DGB생명 등 국내 중소생보사들이 달러보험 신상품을 내놓고, 외국계 생보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DB생명은 올 초 피보험자가 만기까지 생존 시 적립액을 달러로 지급하는 달러저축보험을 선보였으며, DGB생명도 지난 1월 10년간 연 2.7% 확정이율을 적용한 달러연금보험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