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과거를 묻지 마세요”

등록 2020.03.31 11:12:58 수정 2020.03.31 11:13:09

 

[FETV=조성호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공채 중심에서 경쟁사, 이종(異種) 산업 출신들을 대표로 잇따라 기용,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직격탄을 맞은 신한금융투자는 1년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김병철 전 대표가 라임사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히자 전 경쟁사 임원이었던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발빠르게 영입했다. 이영창 신임 대표는 1990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해 25년간 근무하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증권맨'이다. 리테일, 주식운용, 자산관리(WM), 홀세일 등 증권업 주요 사업분야를 두루 거치며 자본시장 베테랑으로 불린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획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어려움에 처한 신한금융투자의 현실을 타개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신임 대표는 취임 직후 “중요한 시기에 신한금융투자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 동안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금융위기 전후 일선현장과 경영지원책임자로서 체험한 위기관리 노하우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신한금융투자가 빠른 시일내에 고객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도 기업금융(IB)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사 임원을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7일 서병기 전 신영증권 IB부문 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서 신임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외환은행과 한국투자공사(KIC)를 거쳐 신영증권에서 리스크관리본부장, 자산관리(WM)부문장을 역임했다.

 

서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회사 발전을 견인할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준비해 IBK투자증권을 명실상부한 자본시장 강자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신사업 진출과 함께 임기 내 자기자본 1조원 달성 목표도 내세웠다.

 

현대차증권은 증권업계 경험이 전무한 최병철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최 신임 대표는 1987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재경실장, 재경사업부장, 재경본부장을 거쳐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을 역임한 '자동차맨'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30여간 주로 재경본부에서 근무했다.

 

최 대표는 증권업계 경험이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임 이용배 전 대표 역시 증권업계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최 대표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 적임자라는 평가다.

 

교보증권은 김해준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봉권 전 교보생명 자산운용총괄 담당 부사장을 영입하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기업금융 부문을, 박 신임 대표는 경영지원 및 자산관리(WM) 부문을 맡는다. 이를 통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겠다는 방안이다.

 

박 대표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주식‧채권 운용 업무를 맡았다. 이후 HDC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 피데스자산운용 채권운용팀 이사를 거쳐 2003년부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증권·채권·위탁운용 팀장을 지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교보생명 부사장 겸 자산운용총괄(CIO)를 역임했다.

 

한편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은 자사 공채 출신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오익근 대신증권 신임 대표는 1987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한 후 한 회사에서만 근무한 '대신맨'이다. 오 신임 대표는 지점영업, 마케팅, 인사, 재무관리, 리스크관리, IB 등 증권업 전 부문을 거쳤다. 또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업계 10위권으로 도약시킨 재무‧금융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황성엽 신영증권 신임 대표는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자산운용본부장, 법인사업본부장, IB부문장, 총괄 부사장을 거쳤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황 신임 사장은 신영증권에서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경영 역량을 두루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조성호 기자 chosh75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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