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자신' 자사주 매입 나선 보험사 CEO

등록 2020.03.25 10:27:50 수정 2020.03.25 14:04:23

 

[FETV=권지현 기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보험업계가 저금리·저성장·손해율 악화 등 ‘3중고’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CEO들의 이 같은 행보는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7조2863억원) 대비 26.8% 감소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보험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 실적 역시 대폭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6일 국내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0%대로 내려갔다(연 1.25%→0.75%). 보험사의 주된 수익원은 채권 투자인데 금리 인하로 수익률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셈이다. 또한 2000년대 초반까지 판매한 연 5% 이상의 고금리 상품에는 계속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해 역마진 현상마저 심화될 전망이다. 역마진은 보험 가입 고객에게 보장한 보험금 이자율보다 보험사의 자산 운용 수익률이 낮아 생기는 손해를 말한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 CEO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23, 24일 이틀에 걸쳐 삼성생명 자사주 6000주를 매입했다. 전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첫 선임된 ‘새내기’ CEO다. 취임 4일 만에 자사주 매입을 한 것이다. 전 대표는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2019년 당기순이익은 8338억원으로 전년(1조7978억원) 대비 53.6%나 급감했다. 주가 역시 연일 하락세다. 삼성생명 주식은 24일 종가 기준 3만8550원이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삼성생명 주당 최고가는 7만7000원이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에게 지난해는 유독 힘들었다. 한화생명 수장에 오른 기쁨도 잠시 ‘20년 만에 적자 전환’이라는 짐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작년 1395억원의 손실을 봤다. 주가 역시 ‘역대급 폭락’을 맞았다. 지난달 3일 2030원이던 한화생명 주가는 지난 24일 1000원도 안되는 98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어려움 속에서 여 대표는 지난 17일 자사주 3만주를 매입했다. 여 대표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두 번째다. 앞서 여 대표는 지난해 7월 자사주 3만주를 매입했다. 이번 매입으로 여 대표는 12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올해로 임기 3년째를 맞는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도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797주(7일 500주, 12일 297주)를 매입했다.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 역시 취임 후 두 번째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 이지만 당면한 상황은 만만치 않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9.8% 감소했다(1조679억원→643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626억원으로 전년 1조4508억원 대비 40.5% 감소했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등의 손해율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에 대한 최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 대표는 올해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와 손을 잡고 올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한화손해보험 강성수 대표는 지난 17~24일 자사주 7만2000주를 처음 매입했다.  한화손보도 ‘실적 감소’ 파도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610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탓이다. 채권 투자 등 자산운용이익 역시 전년 대비 5.1%(4651억원) 감소했고, 주가도 덩달아 하락했다. 지난달 3일 2305원이었던 한화손보 주가는 24일 1215원까지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한화손보의 영업 적자 증가 등을 이유로 장기 신용등급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강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강 대표는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이 같은 보험사 CEO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CEO의 영향으로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라며 “책임경영의 일환 및 실적개선에 대한 자신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선임된 조용일·이성재 현대해상 대표 등은 아직 자사주 매입이 없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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