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초저유가發 해양플랜트 수주 불황 경계령

등록 2020.03.11 10:28:46 수정 2020.03.11 10:29:02

산유국간 ‘치킨게임’ 벌어져…전 세계 유가 급락, “91년 걸프전 이후 처음”
기지개 킨 해양 플랜드 사업에 조선업계 ‘화색’…저유가에 발주량 감소할 듯
해양 플랜트 위험 부담 있지만…발주량 자체가 60% 급감 “한 척이 아쉬워”

 

[FETV=김현호 기자] 산유국간의 ‘치킨게임’에 국제유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자 조선업계는 난감한 모양세다. 금융위기 이후 발주량 자체가 급감한 가운데 유가가 떨어지자 해양프랜트 등 추가 수주에 난항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9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인도분 덱사스산 원유는 30달러 때 까지 추락했다. 하루 동안 25%가 떨어졌다. 낙폭은 걸프전이 발생한 1991년 이후 최대치다. 또 같은 기간 런던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4.37달러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31.7% 폭락했다.

 

저유가를 촉발한 원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힘겨루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원유 생산을 줄이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OPEC+와 추가 감산을 논의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에 사우디는 하루 생산량을 1000만 배럴로 늘리고 공급 가격은 20% 이상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양의 원유가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초저유가’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초저유가 국면에 접어들자 조선업계는 수주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해저의 원유나 가스를 탐사 채굴하는 설비인 해양플랜트 산업에서 발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드릴십부터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의 설비를 수주할 수 있다.

 

당초 조선업계는 해양 플랜트 시장에서 큰 기대감을 모았다. 나이지리아에서는 FPSO 프로젝트가 입찰을 앞두고 있었으며 사우디 아람코에서는 최대 200억 달러(약 23조6600억원) 규모의 해상 유전·가스전 관련 각종 사업이 준비돼 있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각 국의 사업에 참여한 전례가 있어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 국면에 발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 시추는 지상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한다. 해양유전 개발사업의 경우 손익분기점은 60달러로 현대보다 두 배 이상 유가가 뛰어야 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유가의 장기화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는 조선업계에 ‘아픈 손가락’으로 기록된 사업이다. 국내 업체는 지난해 2척 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특히 드릴십은 높은 위험성이 있다. 건조 과정에서 설계가 자주 변경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공정 관리에 실패하게 되면 수주업체에 부채로 직결될 여지가 크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드릴십 관련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고위험을 담보하지만 고수익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FPSO의 경우 액화천연가스선(LNG)에 비해 건조가격이 무려 5배나 높다. 더군다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발주량이 급감한 가운데 한척의 설비시설과 선박이 아쉬운 상황이다. 2010~2019년 평균 발주량은 268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금융위기 이전 발주량(최대 7000만CGT)과 비교하면 60%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마무리 되지 않았고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원활한 경영 계획 수립이 미지수인 상황”이라며 “세계 발주 시장이 위축되 수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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