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안재현號 작년 이어 올해도 먹구름?

등록 2020.02.24 15:42:09 수정 2020.11.09 09:18:18

2019년 해외수주 금액에서 초유의 마이너스(-) 기록한 SK건설
‘해외통’ 구원투수 2년 맞는 안재현 사장, 실적 후퇴로 ‘곤혹’
신(新) 성장 동력 찾는 SK건설, PPP사업으로 탈출구 모색

 

[FETV=김현호 기자] 해외건설 수주액이 13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2019년 수주액은 223억 달러(26조4000억)로전년 대비 무려 31% 감소한 수치였다.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2010년(716억 달러)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에 직격탄을 가한 기업은 SK건설이다. SK건설은 2018년 해외수주 금액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룹은 SK건설의 회사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재현 사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했지만 해외수주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모양세다. 사측이 지난해 보고한 계약금액은 마이너스(-)3억2700만4000달러였다.

 

SK건설은 4건의 해외수주 발생한 계약 변경 때문에 감액 변동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2011년, 파나마 '파나마 파코(PACO) 석탄 화력 발전소'와 사우디아라비아, '와싯가스개발 프로젝트 PKG1‘를 각각 7000억원, 2조1000억원에 수주했다. 이어 2015년에는 칠레 '레드드래곤 석탄화력발전 공사'를 1조3000억원, 2017년 베트남에서는 1조2700억 규모의 ’롱손 페트로케미컬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계약했다.

 

회사 측은 이들 사업에서 공사계획이 축소되고 변경돼 계약액이 차감됐다고 밝혔다. 계약을 한 이후 공사 규모가 축소되는 건 이례적인 경우다. 업계에서는 SK건설이 시공을 맡은 라오스댐 붕괴로 신뢰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SK건설은 2012년 한국서부발전, 태국 법인과 합작해 2013년 2월 라오스댐 착공에 들어갔다. 그런데 2018년 7월, 댐이 붕괴됐고 5억톤(t)에 달하는 물이 쏟아졌다. 이재민만 6600명이 나오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라오스 정부는 이에 대해 인재(人災)라고 결론 내리며 SK건설이 부실시공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사측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SK건설은 향후 수천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액 지급도 거론되고 있다.

 

안재현 사장은 ‘해외통’이라는 명칭을 달고 2018년 취임했지만 실적 악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200억원 가량 떨어졌고 해외수주액도 10위권 건설사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해외플랜트 산업의 매출도 지난해 4000억 수준에 그치며 4년 연속 하락했다.

 

해외건설의 정통 수주 텃밭인 중동은 저유가 시대에 직면하며 발주량을 줄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수주 금액은 전년 대비 37% 줄어든 9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가 중동발(發) 수주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해외시장에서 탈출구를 모색하는 SK건설은 PPP(투자개발형 민관협력 사업)와 FEED(기본설계) 사업에 건설업계 최초로 진입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석유 화학 플랜트 시장을 주로 영위하는 경쟁사와 달리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인프라가 필요한 저성장 국가도 많다”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PPP 사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건설은 PPP사업에서 경쟁사 대비 단연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약정을 체결하고 영국의 실버타운 터널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에는 SK건설을 비롯한 스페인과 호주 등 5개 국가 회사와 함께 협업하게 된다. 사측 관계자는 “이로 인해 공사 수익은 물론 투자자로서 투자지분에 대한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7000억 규모의 금융약정을 체결하고 PPP 사업에 참여했다. SK건설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순환도로와 인터체인지를 신설하는 사업을 터기 건설사와 함께 수행하게 된다.

 

지난해 6월에는 벨기에에서 건설업계 최초로 플랜트 건설을 위한 FEED 사업도 따냈다. FEED는 기술력이 높아 유럽의 벽에 가로막혔던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해외수주의 경우 국내 건설사들은 EPC(설계·조달·시공) 단계에 그치는데 SK건설이 기술력으로 유럽의 벽을 넘긴 것이다. 실제 지난 2018년 미국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에 따르면 일감을 몰아주는 중국을 제외한 10권의 건설사는 모두 유럽 기업이 차지했다.

 

SK건설의 해외수주 감소는 안재현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해소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수장 교체까지 거론됐다. 안 사장의 임기는 3월27일로 연임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업계 최초로 진입한 사업으로 인해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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