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코로나19發 구조조정 본격화

등록 2020.02.21 15:03:38 수정 2020.02.21 15:21:50

'신의 직장' 에쓰오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검토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 5만명 대구·경북에 몰려 있어
위기경영까지 선포된 항공업계, 희망퇴직과 일괄사표까지

 

[FETV=김현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과 중동발(發) 쇼크로 산업계가 곤혹스러운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몰아닥쳤다. 정유업을 필두로 자동차, 항공업, 화학업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제에 사망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산업계 전반에 걸친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코로나19의 근원지인 중국으로 인해 정유업계가 실적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18일 기준,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2.05달러를 기록했다. 10일에는 5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다시 하락한 것이다. 정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은 유가 변동과 관련이 있다. 통상 유가가 올라가면 정제마진이 늘어난다. 하지만 정제마진 하락으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한 업계는 연초에 유가 하락이 이어졌다.

 

국내 정유사들의 중국 내 수출 비중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국의 석유 소비가 줄면서 정유사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에쓰오일(S-Oil)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사측은 최근 부장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코로나19 환자로 현대자동차에 비상이 걸렸다. 이 지역은 국내 자동차 부품 생산의 중심지로 협력 업체의 20.3%가 몰려있다. 근무자만 5만명이 넘는다. 차(車) 업계에는 구조조정 한파도 직면했다. 쌍용자동차는 급여 10%를 삭감했고 임원 20%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상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고 있다.

 

항공업계의 위험수위는 가장 심각하다. 수년 동안 중국의 한한령(限韓令)과 일본불매운동으로 연이어 피해를 입었던 항공업계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문제가 터졌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항공사가 찾기 어려운 가운데 실적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제주항공은 12일 비상경영체제에서 위기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같은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 이스타항공 등도 비용절감을 위해 ‘주 4일 근무’까지 도입했다.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올렸던 대한항공도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희망퇴직도 신청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임원들의 임금을 반납했고 일괄 사표까지 제출하며 비상사태에 놓였다.

 

화학업계도 투자 심리의 위축으로 장기 불황에 닥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무디는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실적 부진과 코로나 19에 따른 중국 경기 하강"을 이유로 기존 'Baa1'에서 'Baa2'로 내렸다. LG화학의 신용등급도 A3에서 Baa1로 한 단계 내려갔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유 업종은 단기 투자 심리가 악화했고 화학 업종도 중국 내 수요 감소로 1분기 스프레드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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