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올려야 산다" vs 조선업 "올리면 죽는다"…후판 가격인상 ‘동상이몽’

등록 2020.02.11 10:46:53 수정 2020.02.11 11:36:31

철강업계 양대 축 포스코·현대제철, 지난해 ‘어닝쇼크’ 발생
“가격인상 최선을 다하겠다”…후판 가격인상으로 "불황 타개"
조선업계 장기불황속 후판가격 인상시 수익성 악화 심화

 

[FETV=김현호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실적부진을 탈출해야하는 숙제를 동시에 갖게 됐다. 철강업계의 대표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어닝쇼크’를 냈으며 조선업계는 긴 불황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에 납품하는 ‘후판’ 가격을 올려 실적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지만 조선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어 양측 간 ‘줄다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철강업계로부터 후판을 공급받는다. 후판은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용 철강재에 사용되고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한다. 원재료인 철광석의 단가가 높아지게 되면 철강업계는 곧장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철강업계가 지난해 어닝쇼크를 일으킨 주요 원인이었다.

 

호주와 브라질은 철광석 생산의 50%를 차지하는 국가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사이클론이 발생했고 브라질에서는 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광석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가격이 70% 가까이 뛰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월에는 철광석 가격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9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를 돌파한 포스코는 10분기 만에 ‘1조 클럽’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5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대비 56%가 하락한 것이었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67.7% 감소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4분기에는 1479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2000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실적 부진의 이유 중 하나를 철광석 가격 상승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가격 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철강업계는 가격인상을 선언한 상태지만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조선업계도 장기간 불황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모두 지난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한 상태다. 거기다 삼성중공업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 전 세계 발주량이 반토막 이상이 난 상황이기 때문에 업황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은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두 번씩 진행한다. 이미 지난해 어닝쇼크를 보인 철강업계는 지지부진했던 후판 가격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객사가 어느 수준으로 타협점을 찾아갈지는 전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3사 중 지난해 수주 목표에 92%를 달성했던 삼성중공업은 난색을 표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닝쇼크가 일어난 철강업계의 문제가 올해 이슈로만 생각되지는 않는다”며 “협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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