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글로벌 점프업]<4>K-조선, 글로벌시장 정벌 향해 출항

등록 2020.01.07 06:01:40 수정 2020.03.23 15:25:09

2020년,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변곡점…EU 문턱 넘고 글로벌 'No 1'으로
전 세계 글로벌 시장 대규모 수주 전 예고…예고된 발주 물량 “차고 넘친다”
IMO 2020년 환경규제 예고…기술력 우위에 있는 K-조선, LNG선 포획 준비

 

[FETV=김현호 기자] 2019년 국내 조선업은 적자 탈출과 더불어 해외 수주시장을 잡기 위해 고군부투한 한해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 해운시장이 위축됐다. 자연스레 선박을 제조하는 조선업의 부침으로 연결됐다. 세계 조선업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부침이 지속됐던 이유다.

 

하지만 아쉬웠던 2019년을 뒤로하고 조선업계가 2020년을 맞아 재도약 보폭을 키우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No, 1' 조선소 합병을 예고하며 글로벌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5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을 점치고 있다.

 

조선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최대 라이벌 국가인 중국은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CSIC)의 합병을 승인한 바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양사는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 2,3위를 기록했다.

 

규모로만 따지면 세계시장 점유율의 19%를 차지한다. 중국은 산업 구조상 자국 기업에 발주를 몰아주는 성격이 강한 국가다. 그런 중국이 M&A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글로벌 시장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M&A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중국 조선업계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중 하나다. 중국 시장을 견제하며 세계 조선업계를 주도하려하는 합병도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넘버1 탄생시키기 위해 분주한 현대重-대우조선…‘일본과 유럽 넘어라’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심사는 세계 6개 국가에서 진행 된다. 합병 이후 세계 조선업 점유율은 21.2%를 차지한다. 세계 선박의 5분의 1 규모다. 최근 카자흐스탄이 6개 국가중 최초로 합병을 승인하며 ‘매머드’ 조선소 탄생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최대 난관인 일본과 유럽연합(EU)를 넘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6개 국가중 1곳에서 승인을 거부하면 합병은 이뤄지지 않는다.

 

일본은 지난 7월 한국에 경제규제를 발표하며 한-일간 무역분쟁을 촉발했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화학분야를 정밀 조준했다. 때문에 글로벌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업 시장에도 일본이 ‘화살’을 겨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일본 언론은 사이토 유지 일본조선공업회 회장이 “압도적인 조선그룹의 탄생은 위협적”이라며 “각국의 공정당국이 (기업결합) 그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양사의 합병을 거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합병 수준에 버금가는 자본·업무제휴에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에 반대를 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0일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를 일부 해제했고 지난 12월에는 아베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며 꼬여있던 양국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국에 대한 ‘보복성’ 경제규제가 추가되진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유럽연합(EU)은 일본보다 넘어야할 더 큰 산으로 분류된다. EU는 1·2 단계로 나누며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간 기업결합에 대해 2차 심사를 지난해 12월17일(현지시간) 본격 착수했다.

 

EU집행위는 본격심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양사가 합병하면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이탈리아 국영 크루즈 선사인 핀칸티에리와 프랑스 아틀란틱스조선소 합병 심사도 부정적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측은 “2개 기업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과 성격이 다르다”며 “인수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대 이상의 성과 올린 삼성重…6년 만에 흑자에 ‘꽃길만 걷자’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줄곧 적자에 시달리며 목표 달성을 이룬 적이 없었다. 극심한 수주 가뭄 탓에 지난해에만 적자가 409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암흑기를 보내고 있던 삼성중공업의 2020년 전망이 긍정적이다. 이미 경쟁사보다 뛰어난 수주 성과를 달성해 지난해 수주 목표(78억 달러)에 91%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통상 수주 실적은 1~2년 동안의 거치기간을 두기 때문에 내년 흑자전환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를 필두로 FPSO(부유식 복합생산 시스템), 원유운반선(VLCC),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을 연이어 수주했다. 또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적자를 597억원 줄이며 재무상태 개선에도 성공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10월 말 기준 583만CGT(표준화물선환톤수)를 기록하며 전세계 수주잔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가 늘고 있다”며 “매출 증가도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초대형 발주 쏟아지는 2020년 조선업계

 

한국 조선업계는 LNG선 수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발주된 LNG선은 60척으로 이중 한국이 48척을 가져왔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점유율은 각각 29%, 33%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에서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LNG선은 친환경 선으로 분류되는 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새로운 환경규제를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기술력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향후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감이 싹튼 모양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황태자’ 정기선 부사장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공략하기 위해 분주하다. 정 부사장은 사우디의 차기 국왕으로 예정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그룹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아람코는 국영선사 바흐리를 통해 LNG운반선 12척의 발주를 준비 중에 있다. 또 최근 미국의 LPG 수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선언하며 LPG운반선 발주를 예고했다. 만약 아람코발(發) 발주 물량을 현대중공업이 건조하게 된다면 23억 달러(2조7425억 원)의 발주 금액을 챙길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쇄빙 LNG운반선에 관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노바텍이 발주를 예고한 LNG운반선은 최대 17척이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5척을 수주했다. 아직 11척 가량의 발주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사측은 다국적 화학기업 이네오스가 발주한 4억8000만 달러 규모의 에탄운반선(VLEC) 4척과 미국 정유사 엑손모빌의 VLCC 8척 확보에 힘쓰고 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도 LNG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의 대규모 발주프로젝트와 사우디 아람코의 프로젝트까지 감안하면 조선3사의 수주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LNG운반선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LNG관련 해양설비 발주건도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부유식 LNG설비 1, 2호기를 수주했는데 최근 3호기 수주가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은 미국 에너지업체 델핀의 부유식 LNG설비 4척 수주를 논의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노바텍에서 예고한 부유식 LNG저장설비 4척을 수주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해양플랜트 발주도 예고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부유식 가스생산·저장·하역설비의 EPC(일괄도급사업) 계약을 위해 힘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를 위해 입찰 참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국영에너지사의 에퀴노르가 발주하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두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조선업계는 분식회계와 파산위기까지 덮지는 불황의 연속이었다. 수주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적자 탈출이 가장 큰 숙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한해는 조선 3사의 부활론까지 거론되며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다. 조선업계의 2019년도는 출항을 준비한 시기였다. 반면 2020년에는 부활의 뱃고동이 울리고 희망을 향해 본격 출항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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