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원태호' 비행 1달...아직은 난기류?

등록 2019.05.24 16:26:05 수정 2019.05.24 16:26:14

조원태 한진 회장 타협 의지에 KCGI ‘콧방귀’
KCGI도 버거운데 ‘가족갈등’까지 첩첩산중
상속세 2000억원 전망…상속세 재원 마련 숙제

 

[FETV=김윤섭 기자] 우여곡절 끝에 당국으로부터 총수로 공식 인정 받은 조원태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사모펀드 KCGI에 타협의 뜻을 전했으나, KCGI가 되레 지분 확대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가족불화설이 식지 않은 가운데, 경영권 분쟁 위협에 대한 방어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 취임 한 달 째 ‘첩첩산중’ 처지를 맞은 조원태 회장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KCGI에 손 내민 조원태… ‘누이들’ 지원 절실

 

지난 17일 동아일보는 조원태 회장이 KCGI 측에 접촉해 한진그룹 경영 혁신에 대한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조 회장이 조여오는 경영권 위협에 ‘타협’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2.34%다. 소수 지분으로 그룹 회장직에 오른 만큼 한진칼 지분을 점차 늘려가던 KCGI가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KCGI는 한진칼 지분을 14.98%까지 늘려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17.84%) 보유 지분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현재 조원태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 2.3%로 삼남매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7%를 밑돈다.

 

하지만 차후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에 따라 주도권이 바뀔 수는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이 상속과 관련해 별도로 남긴 유서가 없을 경우, 조 전 회장의 지분 17.84%는 민법에 따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5.94%를 상속받고, 조 회장 등 삼남매가 각각 3.96%를 상속받게 된다. 조원태 회장이 누이들과의 지분만으로도 KCGI에 대항할 수 있는 우호 지분을 일단은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선 총수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가족불화설을 봉합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동일인 지정에 대한 내부적 의사 합치를 이루지 못해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 자료 제출을 미룬 바 있다.

 

 

▲ 상속세 내야하는데…한진칼 주가 너무 올라서 고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3세 경영 체제 전환을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초 만해도 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주가는 육박(지난해말 종가 2만9800원)한 상태로 시작했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타다가 3월 말 주주총회서 주주제안이 무산되면서 지난달 4일(종가 2만5050원)에는 2만5000원이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4만원대를 회복한 뒤 다시 조정기를 거치는 듯 했지만 조 전 회장의 상속 지분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간 갈등설이 불거진 이달 중순부터 다시 급등세를 탔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2만9800원) 대비 48.5%나 상승한 상태다.

 

한진그룹으로서는 이같은 주가 상승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 상승은 긍정적 신호지만 선대 회장의 지분 상속을 앞둔 상황에서는 그만큼 상속세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그룹은 한진칼이 정점에 있어 회사 최대주주가 그룹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수직적인 구조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에 대한 상속이 어떤 방식과 비중으로 이뤄질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너가 상속세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진칼 주가가 계속 상승세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주가는 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대한항공으로부터 고 조 전 회장의 퇴직금 명목으로 400억원을 수령하는 등 상속세 재원 일부가 마련된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의 퇴직금은 대한항공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작을 것으로 보여 상속세 재원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 과제를 해결하더라도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족갈등설이 터진 터라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도 조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KCGI는 조 회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표대결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일단 부친의 지분 상속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며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하면서 가족들을 우호 지분으로 만드는 것에 전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KCGI와의 지분 대결은 이후 문제로 당장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한진그룹 총수’로서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조 회장이 그간 제기된 ‘가족갈등설’을 봉합해 그룹 내 안정과 동시에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김윤섭 기자 dbstjq6634@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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