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예진 기자] 국내 초고액자산가를 둘러싼 증권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령화와 상속세 부담 증가를 배경으로 ‘패밀리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자산관리(WM)가 증권업 수익 구조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의 총 자산은 356조원 규모이며, 국내 5대 증권사 패밀리오피스의 자산규모는 100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 심화와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이 맞물리며 전문 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은 일반 개인고객 대비 거래 규모와 상품 활용도가 높아 수익 기여도가 큰 편으로, 증권사 수익구조 다변화의 핵심 고객군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세무와 상속, 가업 승계와 M&A, 해외 이주와 부동산 자문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체제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삼성증권이 2020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본격화한 이후 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지난 19일에는 IBK투자증권이 중소기업 가업 승계에 특화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증권은 2020년 업계 최초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2024년 1월 강남 테헤란로에 자산관리 특화 조직인 SNI패밀리오피스센터를 개설하며 초고액 자산가 전담 체계를 강화했다.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는 양완모 강남지역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오선미 SNI패밀리오피스센터 1지점장을 상무로 승진 발령하며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전용 채널인 신한 Premier 패밀리오피스와 PIB센터를 중심으로 고액자산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총 자산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5조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자산관리 사업 추진 체계를 개편해 자산관리총괄을 신한 Premier총괄로 변경했다.
메리츠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며 대형사 중심의 시장 구조가 다변화되는 가운데, 토스증권도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 구축을 추진하며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비대면 고객 비중이 높은 토스증권은 고액자산가부터 일반 투자자까지 포괄하는 대중화 모델을 지향하고 있어 향후 시장 구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패밀리오피스 사업은 전문 인력과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대형사 중심의 시장 구조 속에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수익성 확보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사 간 인프라 및 PB 역량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산관리(WM)는 증권업의 놓칠 수 없는 주요 비즈니스 중 하나이며 기존에 해당 분야 장악력이 부족했던 회사들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